제주도의 여성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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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시여성들에 대해서는 의식구조와 생활상태를 알아보는 조사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으나 지방 특히 시골에 사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봉건적인 가족제도 밑에 살고 있을 것이다』라고 상상하거나 아니면 『도시 못지 않게 새로운 풍조를 받아들이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나아졌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서울대학교 제주학우회가 71년 여름방학을 이용, 북제주군 배월면 곽지리의 32호를 방문해서 실시한 「여성생활조사」에 의하면 시골 여성들은 낮은 소득과 교육수준으로 살고 있으나 의식면에서는 도시여성에 못지 않은 변화를 보이고있다.

<학력·나이>
조사대상이었던 주부32명의 연령분포는 20대 2명, 30대 11명, 40대 10명, 50대 4명, 60대 5명이었고 학력은 무학10명, 국졸20명, 중졸1명, 고졸1명이었다. 가족 수는 평균 4∼5명, 경지면적은 2천평 이하가 65%, 그 이상이 35%로 대부분 빈농이었다.

<결혼·분가>
이들은 14명이 15∼19세 때에, 그리고 15명이 20∼24세 때에 결혼했으며 25살 이후에 시집온 사람은 3명뿐이다.
결혼방법은 80%가 중매, 나머지는 연애, 중매와 연애가 반반이다. 60%가 구식으로 결혼했으며 78%가 분가해서 살고있다. 분가한 시기는 결혼직후부터 결혼 후 20년까지에 이른다.

<출산>
이들은 첫아기를 50%가 결혼 후 1년 동안에 낳았고, 아기를 받아준 사람은 시어머니(16명), 친정어머니(10명), 산파(4명), 이웃사람들이었고 『혼자 낳았다』는 사람도 3명 있었다.
산후 몸조리기간은 2주일(13명), 1개월(10명), 1주일이내(8명)의 순서였다. 가족계획에 대해서는 70%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현재의 자녀보다 적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0%뿐이다.

<육아>
50%인 16명이 생후 1년까지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으며 3년 이상 먹인다는 사람이 14명, 정상적인 이유기인 6개월에 끊는 사람은 1명밖에 안되었다. 젖을 끊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21명이나 되어 육아상식의 보급을 필요로 하고있다.
아이를 때리는 것은 어른들의 말을 안들을 때(22명)가 가장 많아 뚜렷한 교육관념이 서 있지 않은 것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이들의 교육열은 아주 높아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고 싶다』는 사람이 73%, 『중·고까지 시키고 싶다』는 사람이 27%였다. 교육을 시키려는 목적은 『좋은 직업을 가져 잘 살라고」가 62%, 『원만한 인격자 되라고」가 25%, 그리고 나머지 13%는 『노후에 의지하려고」란 대답을 하고있다.

<생업과 전망>
현재의 생업에는 62%가 만족, 나머지는 『다른 도리가 없어 머무른다』고 밝히고 있으며 앞으로 4∼5년 후 생활이 나아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93%이다. <장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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