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72년 생활캘린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72년은 국가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해다. 의식주 생활의 변화와 전망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리 해본다.

<의>기성복이용 일반화|미니 미디 맥시공존
기성복의 이용이 일반화될 것이다. 3∼4년 전부터 이용되기 시작한 기성복은 아동복과 부인복 이외에 비교적 까다롭게 생각되던 신사복도 본격적으로 제조되고 중류이상의 「샐러리맨」들도 기성복을 입게된다. 그것은 경제적인 면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없고 「메이커」들의 기술의 다양성과 제작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71년도에 최고조로 달했던 낭만적인 복고조의 유행은 차츰 자유로운 여성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것은 여성들이 자신의 미를 제3자에게 과시하고 호소하는 경지를 벗어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해방과 자유를 나타내는 차림이 주가 된다는 뜻이다. 「미니」「미디」「맥시」여성다운 의상 남성적인 의상 등이 공존하면서 옷에 대한 의식이 차차 가라앉게 된다. 71년 말부터 세계적으로 유행되었던 동양적인 「라인」이 72년의 새로운 「모드」로 선보이기는 하겠지만 그것도 자유로운 의상중의 하나로 등장할 뿐 「미니」가 유행하듯 전체를 휩쓸 수는 없을 것이다.
한가지 새로운 경향은 자료선택에서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많이 써온 질기고 다루기 편리한 화학섬유에서 약간 고개를 돌려 자연섬유를 찾게될 것이다.
그것은 10여년 동안 최고조에 달했던 화학섬유이용에서 변화를 바라는 심리적인 요인에서라 할 수 있다.

<식>쌀값 계속 오를 기미|유해식품 범람 우려
이른봄부터 쌀값이 1만원선을 넘어서고 정부미의 방출도 줄어들 것이라는 71년 말의 전망과 함께 「엥겔」계수 40%를 넘고있는 생활수준에서 주부들이 계속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당국의 정책에 따라 잡곡과 분식을 이용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해다. 지난해 비상선언 이후 쌀가마를 미리 준비한 가정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체에서 몇 % 되지도 않고 또 그 정도의 준비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평소에 쌀에만 치중하던 식생활을 바꾸기 위해서 영양교육과 조리개선방법을 범국가적으로 계몽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부족한 단백질을 위해서 값비싼 고기대신 콩종류제품과 해초의 개발을 촉구하고 직장과 학교급식운동을 강화해서 식성을 영양본위로 바꾸는 한편 식단의 가지수를 줄이는 운동을 펴야할 것이다. 영양상태는 국력의 척도라는 것과 신체의 발달이 지능문제로까지 연결된다는 것을 정부는 물론 주부들이 절감하고 기지와 솜씨를 발휘해야 할 해다.
쌀을 비롯한 식품류의 품귀와 함께 값이 오르는 틈을 타서 유해식품의 범람이 예상되기도 한다.
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소비자의 현명한 자세가 요구된다.

<주>넓고 호화로움 보다 공간의 효용에 관심
넓고 호화로움보다 안정된 분위기가 필요해진다. 71년 두 차례 선거에서부터 부정부패가 규탄의 대상이 되고 호화주택이 비난받았던 이유도 있지만 10여년 동안 넓고 호화로움만을 찾던 심리는 자연히 「스페이스」의 효용과 아늑함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실내장식도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 자극적인 색채를 피하게 된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부엌의 개량이나 연료의 개발이 비교적 차분히 진행될 것이다.
71년 가을부터 시작된 아파트에 대한 회의와 반성은 새해 들어 「아파트·붐」을 주춤하게 할 것이다. 그것은 벽에 대한 답답증과 장독·김장독 등 생활양식이 따르지 못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20평 이하의 아파트는 사실상 쓸모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71년 초부터 일반주택의 매매가 없던 것이 72년에도 계속될 것이고 새로운 단독주택 건립도 드물 것이다. 따라서 건축자재값도 별로 오르지 않으며 새로운 자재의 개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