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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김종열 체육회부회장에 들어본 부진 속의 수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불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몇몇 인기종목이 부진한 것만은 사실이겠지만 스포츠 전반에 걸쳐 발전의 터전을 닦아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야구·테니스·탁구·사격 등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야한다고 김종열 대한체육회부회장은 강조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금년도의 수확이『어려운 여건 속에서 아시아 정상에 올라선 야구와 사격, 그리고 주니어 선수들이 맹활약한 테니스와 탁구로 양분된다고 말한다.
제9회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의 우승은 정말로 기적적인 것이었다.
지난9월9일부터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최국인 우리 나라는 일본과 호주에 연패하고 자유중국에마저 무승부, 1승l무2패로 1차 리그 4위가 되었으나 2차 리그에 들어 전승기록을 세워 5승1무2패로 8년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대회당시에는「타력우승」이라 해서 말도 많았지만 김 부회장은 우리 나라가 미국다음으로 세계 제2의 야구 국인 일본을 물리치고 우승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편 사격의 경우에는 성적과 시설이 한꺼번에 평가되어야 한다는 얘기.
태릉에 자리잡은 사격장은 8만2천 평의 광활한 대지 위에 아주 최대의 국제규모로 지난10 월에 완공, 10월21일부터 개막된 제2회 아시아 사격선수권대회를 진행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초현대식 시설을 완비한 경기장도 스포츠계의 재산이겠으나 우리 나라가 금 13, 은 9, 동메달 8개로 아시아 제1의 사격 국이 된 점을 더욱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이와는 달리 김 부회장은『탁구와 테니스에서 10대 선수들의 대량배출이 우리 스포츠로서는 한없이 값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른 종목에서도 많은 신인선수의 발굴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들 종목의 주니어급 스타는 탁구의 이에리사와 테니스의 이덕희·이순오.
서울여상 2학년인 이에리사는 지난3월 일본의 나고야에서 열린 제3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최정숙·정현숙·나인숙과 함께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세계탁구대회의 3위 입상은 66년 체코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래 최대의 수확인 것이며 남자단체전은 북괴에 앞서 8위. 한편 71년의 국내테니스 계는 중앙여고 이덕희와 이순오의 독무대였다.
지난9월 새로 개장된 장 충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테니스 선수권대회에서 이들 콤비가 맹활약, 여자 부의 3개 타이틀을 휩쓸었고 이보다 앞서 일본에서 열린 전 일본 주니어테니스 선수권대회에서 이덕희와 이순오가 여자단식결승에서 맞붙는 등 지난1년간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이들 종목이외에『유도 복싱 레슬링 등 체급경기와 배구·야구·핸드볼 등 구기경기에서도 많은 우수선수와 단체가 있었다』는 게 김 부회장의 주장.
유도의 최종삼은 제7회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라이트급 동메달, 레슬링의 양정모는 세계주니어레슬링선수권 대회에서 페더급 자유형 2위와 그레코·로만 3위를 각각 차지했으며 당년 19세인 전매청소속 이석운은 복싱 라이트·플라이급에서 지난4년간 35전34승의 뛰어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구기 종목으로서는 경북 고 야구단이 국내대회를 휩 쓴데 이어 도일원정 경기에서도 6전6승의 기록을 세웠고 장신의 풍문여고 배구 부와 팀워크가 좋은 동아고 핸드볼 팀도 국내는 물론 한-일 고교 교환경기대회도 석권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렇듯 71년의 우리 스포츠계는 불황 속에서 그런 대로 수확을 찾을 수 있겠으나 김 부회장은 오늘보다 내일의 스포츠에 고민이 많다한다.
김 부회장은『지난날의 승리와 패배를 밑거름으로 내일을 향해 달리는 것만이 스포츠인의 정신자세』라고 못박으며 각 종목 모두 선수와 지도자가 분투 노력하여 스포츠전쟁에 이기는 것만이 한 체육이 살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근량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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