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한 한국인의 아이디어 자동점화 담배|한주실업 대표 황규봉씨 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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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인의 발명 아이디어가 해외 메이커의 인기를 모아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게 됐다.
서울 한주실업 주식회사장 황규봉씨(48)는 지난 11월25일부터 3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만국특허품 박람회에 자신의 발명품인 「자동점화담배」를 출품, 미국 「필립·모리스」사와 「스위스」담배회사가 황씨의 특허를 사겠다고 제의해 현재 가격과 조건을 흥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특허협회(PIA)가 처음 개최한 「패트·엑tm포71」이란 이 박람회에는 약20개국으로부터 수백 종의 아이디어가 출품됐는데 특허의 비밀을 보장하고 메이커에만 관람시켜 발명가와 기업을 중개해 주는 것이 특색이다.
「자동점화담배」는 이미 66년12월21일 발명특허 2046호로 황씨가 한국에서 특허를 낸 후 13년간 개량을 거듭하면서 발화장치인 점화「티프」·「티프」부착기·마찰용 특수인쇄「잉크」 등 일련의 발명을 연거푸 해내어 금년까지 5개의 특허를 낸 것이다.
점화장치는 폭 4㎜의 얇은 링으로 된 점화 티프로 담배 끝에 궐련 굵기와 같게 부착되었다. 이것을 담뱃갑에 인쇄된 마찰잉크에 그으면 불이 붙는다. 티프는 「가제나이트」란 발화제와 묵탄가루가 2중으로 구성되어 일단 발화한 불은 목탄에 착화함으로써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다.
자동점화 티프의 값은 1개가 1전 밖에 안 되어 성냥 값 보다 싸게 먹힌다는 것.
담배는 개비당 4㎜가 절약되므로 담배 한 갑이면 한 개비 이상 덜 들어 전체 코스트가 적게 먹힌다고 한다.
전매청은 지난 67년 실용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아이디어를 거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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