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김군·김홍섭씨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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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8일 상오 『귀순한 김영남 장병은 내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김홍섭씨(48·속초시 중앙동38) 와 『아버지의 이름은 김홍섭』이라는 김영남군(22)이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혈육을 찾으려는 희망 속에 희미해졌던 옛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한자리에 앉은 김홍섭씨는 영남군이 아들임이 분명하다고 말하면서 북에 남기고 온 아내의 이야기를 되새겼다.
김씨는 부인 김우금(42)씨에 대해 『키가 작고 콧날이 오목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렇지만 혀가 짧아 말을 약간 더듬었다』고 말하자 영남은 『그렇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친척 가운데는 삼촌 김성섭(31) 관섭(37)이 있고 고모 해금(37)이가 있다』고하자 영남군은 맞는다면서 관섭 아저씨는 남하했다고 말해 일치했다.
다만 김씨가 할아버지의 이름이 김이권이라고 한 것에 대해 영남군은 「김이구」로 말해 약간 틀렸다.
김씨의 이 같은 말에 대해 영남군은 어머니에게서 아버지가 6·25나던 해 청진 철도국 선로반에 근무했다는 것과 1·4후퇴 대 남하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와 친척의 이름 등이 일치하자 두 사람은 상기했다.
영남군은 자기는 2살 때 우연한 기회에 어머니와 헤어지게 되어 고아로서 자랐다면서 가까스로 나홍중학을 마치고 나남 탄광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헤어지게된 것은 단지 어머니가 쌀 배급 타러 간 사이에 헤어졌던 것인데 김군이 나남 탄광에서 일하면서 어머니를 수소문, 67년에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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