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봄·여름 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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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의 「포르트·드·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22회 국제 기성복 전시회에서는 벌써 72년 봄·여름의 「모드」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영·독·화·이·벨기에·스위스·덴마크·오스트리아·스코틀랜드·희랍·스페인·캐나다·이스라엘·레바논·남아연방 및 일본 등 세계의 「모드」를 자랑하는 17개국에서 8백개의 기성복 회사가 5만 평방의 넓은 전시장을 울긋불긋 수놓고 있다.
「파리」에는 「오트·쿠튀르」 (고급 양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리」가 아직도 「오트·쿠튀르」의 중심지이며 다른 나라 보다 기성복이 덜 발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파리」에서도 기성복 세력은 점점 커지고 「피에르·카르뎅」「이브·생·로랑」「니나·리저」「쿠르제」등 일류 양장점에서도 기성복 전시회에 출품, 바야흐로 「프랑스」도 기성복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프랑스」의 기성복계가 다른 나라와 특이한 점은 대규모화되지 못하고 아직은 기성복이라 해도 몇백 벌을 만들어내는 작고 이름 있는 집이 많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최대의 기성복점은 「카샤렐」. 「카샤렐」은 금년에 2백만 벌을 생산할 예정. 그 다음엔 「다니엘·에쉬테르」. 「에쉬테르」는 올해 기성복으로 2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 다음으로 큰 「가스통·자네」는 매일 8천벌을 만들어내고 연간 판매고는 1천2백만「달러」, 47%를 수출한다.
「프랑스」의 전 기성복계의 금년 판매고는 약 35억 「프랑」 (7억5천만 달러)으로 예상된다. 이중 수출만도 2억5천만 「달러」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5%가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70년 전만 해도 「프랑스」여성들의 기성복 기피증으로 기성복 생산은 지금의 반도 안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프랑스」여성의 80%가 기성복을 입고, 특히 「판탈롱」이나 「레인코트」는 거의 1백%를 기성복으로 입는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기성복도 최신 「모드」 쫓고 질은 물론, 「커트」나 제품이 마춤복에 크게 손색이 없다.
「오트·쿠튀르」는 옛이야기다. 이제 비싼 「오트·쿠튀르」를 찾는 사람은 극히 소수의 돈 많은 여성들. 그러면 내년봄 여름의 「모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제22회 국제 기성복 전시회를 통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옷감=「세루」「커버코트」「울저지」「개버딘」「플란넬」 순모 등. 「코튼」으론 단색, 다색 또는 수놓은 것. 「피케」「페르칼」「조르제트」. 생견 「수라」「샨통」등등.
▲치마길이=무릎 선에 내려 오는게 제일 많고 「미니」도 여전히 유행한다. 밤에는 발뒤꿈치까지 내려 오는게 대부분.
▲무늬=줄무늬·네모꼴 무늬·조그만 무늬가 유행, 여러 가지 그림을 복사한게 많고 꽃무늬가 인기.
▲색깔=짙은 파랑, 「레먼」색, 보라색, 짙은 바다색.
▲망토=어깨가 모나고 깃이 넓다.
▲투피스=수병 「스타일」이 많고 저고리는 여유 있는 「더블·브레스트」가 유행.
▲판탈롱=발꿈치를 살짝 덮을 정도로 짧아지고 아래통이 넓지 않다.
▲치마=허리선이 자연스럽게. 주름은 중간에서부터 잡혀내려 간다.
▲원피스=어깨가 넓어지고 소매는 길고 팔꿈치는 여유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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