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에 의한 지하수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1일하오 중앙일보회의실에서는 지하수탐사의 최신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한일지하수개발회의가 열렸다. 중앙일보사·원자력연구소·농업진흥공사가 공동주최하고 원자력산업회의가 후원하는 동 회의엔 원자력에 의한 지하수탐사에 있어선 세계적 권위라는 일본의 「오찌아이」박사(낙합민랑=농림성 농업토목시험장토지개량 제2연구실장)를 비롯한 3명의 일본전문가와 원자력연구소의 임용규 박사, 농업진흥공사의 김동만씨 등 7명의 국내전문가를 비롯한 약40명이 참석하여 정확하고도 경제성이 있는 지하수 탐사 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오찌아이」박사가 20여년 간 심혈을 기울인 끝에 개발했다는 『우주선제거 「감마」선「스펙트로」 지하수탐사장치에 의한 지하수 탐사법』이 중심적인 과제로서 국내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우리 나라의 경우 1년에 약 1천백40억t)를 모았다가 즉시 적당한 곳에 공급해 줄 수 없는 처지이고 전국의 하천을 따라 고루 도시와 전답에 배치할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하수개발은 어차피 필요한 일이다. 농업용수를 구하기 위해서, 혹은 공업용수를 마련하기 위해서 혹은 음료수를 보충하기 위해서 지하수를 찾아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도록 지하수를 찾아 우물을 파고 양수시설을 해야하는 것이다.
지하수를 개발하기 위해선 먼저 지표에 대한 수문 지질학적인 조사를 해서 물이 지하에 있을 수 있는 지질이며 지층인가부터를 대략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 지면에 전극을 꼽아놓고 전류가 흐르는 모양을 조사하거나 탄성파를 내어 그것이 퍼져가 나는 상황을 측정해서 지층의 상태가 지하수를 지니고 있는가의 여하를 판정한다. 이것을 물리탐사라고 하는데 이번에 관심을 모은「오찌아이」박사의 원자력탐사법도 이 물리탐사의 1종으로 보면 된다. 이러한 물리탐사로 수맥이 확인되거나 수맥이 예상되면 그곳에 구멍을 파보는 이른바 시추 (보링) 조사를 하고 그 다음 우물을 파서보거나 물을 길어 올려 봄으로써 지하수의 양이라든지 사용량 또는 경제성 같은 것을 검토하게 된다.
그 지하수를 개발할 가치가있느냐의 최종판단은 그 다음에야 내리는 것이다. 『우주선제거「감마」선 「스펙트로」지하수검사장치에 의한 지하수 탐사법』은 종래의 전기 탐사 법이나 탄성파 탐사 법에 비해 정확하고도 단시간에 넓은 지역에 걸쳐 지하수의 수맥을 탐사 해 내기 때문에 당연히 경제성도 좋다고 「오찌아이」박사는 그 동안에 성공한 여러 가지 실례를 들어가면서 그 우수성을 강조했다. 「오찌아이」박사의 방법은 평야에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바위 (암반) 가 깔려있어 도저히 지하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산의 경사지 같은 곳에서 위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지표엔 어느 곳이나 방사능이 있게 마련이다.
어디에나 하늘에서 쏟아지는 우주선, 옛날에 폭발시켰던 원수 폭의 낙진, 광물등속에 있는 방사성물질 등 자연방사성물질이 있게 마련인데 특히 암반아래엔 지구속 용암에 의해 생긴 강한 자연방사성물질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암반이 갈려진 곳(단열)에서는 암반아래의 센 방사선물질 때문에 당연히 강한 방사선이 기록되게된다.
「오찌아이」박사는 일찍부터 방·사선측정기(신티레이션·카운터)를 만들어 가지고 여러 곳을 측정하며 다녔는데 확실히 물이 나오는 곳은 방사선이 세게 측정됐다.
그러나 같은 그곳을 다시 측정해보면 전보다 약해지거나 세 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연계에 내리 쏟아지는 우주선의 강도는 지역에 따라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하다고 믿어져왔었는데 이 박사는 측정지가 자주 달라진다는 데서 그 정설을 부정하고 우주선의 강도는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을 측정한 다음 자연 방사선의 세기에서 그 수치를 빼는 측정기를 만들어 봤다.
그리하여 그 측정기를 자동차에 싣고 1시간당 10㎞정도의 속도로 도로(「아스팔트」가 안 깔린 길)를 달리면서 자연방사선빼기 우주선의 세기를 측정하여 딴 지역보다 갑자기 자연방사선이 1·3내지 2배정도 높아지는 곳을 「보링」해본바 바로 그곳에서 지하수의 수맥을 확인했다고 「오찌아이」박사는 말했다. 바로 그 측정기가 『우주선제거「감마」선「스펙트로」지하수탐사장치』인 것이다.
65년에 내한했던「오찌아이」박사의 연구 (당시는 우주선을 제거 안 했음)에 자극을 받고 그 뒤 일본에 가서 「오찌아이」박사와 2개월간 공동 연구한 바 있는 임용규 박사는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검사 법에 의해 지하수가 전혀 없다고 믿어져온 일본 부사산록에서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찾아 개발한 사실(그런 예가50건 있음)은 우리 나라 지하수개발에 큰 도움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 지하수 개발학회 장이기도 한 「오찌아이」박사일행은 7일까지 머무르면서 가져온 동 장치에 의한 실지탐사도 해 보여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