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당신의 철학은 무엇입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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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생각만 하면 다들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에 동감할 겁니다. 한국에 사는 한 극성맞은 헬리콥터 맘의 삶을 살든 여유로운 스칸디 대디가 됐든 다들 마음이 편치 않으니까요. 다른 집 하는 대로 사교육 경쟁에 내몰면 혹시라도 아이가 행복하지 않을까 마음이 쓰입니다. 반대로 부모의 교육철학을 앞세워 자유롭게 키우겠다고 결심해도 이게 혹시 부모만 편하겠다고 애를 방치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끊임없이 불안한 거죠.

 송도와 제주에 2010년부터 잇따라 들어선 국제학교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은 이런 한국 학부모의 심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누구는 여기서 발 빠르게 대안을 찾고, 또 누구는 좀 더 관망하고, 또 다른 누구는 땅 산 사촌 둔 사람처럼 배 아파합니다. 재밌는 건 어떤 입장을 취하든 다들 국제학교에 관심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 江南通新은 커버스토리로 국제학교를 다뤘습니다.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는 부모를 만나 그들이 기대했던 것은 무엇이며, 현재 그런 기대가 어느 정도 충족됐는지, 또 지금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물었습니다. 또 이 학교에 보내고 싶은 학부모를 위해 학교 관련 정보도 충실히 담았습니다. 각 학교 홍보 동영상도 QR코드에 함께 담았으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름만 국제학교인 미인가 시설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소개합니다.

 이번 주에 인터뷰한 인물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입니다. 한국 프로 스포츠 구단 사상 첫 개인 구단주입니다. 구단 인수 초기엔 이런저런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결국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의지의 인물입니다. 다들 흥미롭게 느끼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저는 “(뭔가 하고자 하는) 의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는 그의 발언이 눈에 띄더군요. 어찌 보면 너무 상투적이고 뻔한 말 같지만, 가슴 속에서 나오는 열정 없이 머리로 계산만 하는 사람이 많은 요즘 새겨들을 만한 구절이라고 느꼈습니다.

 14~15면 ‘셰프의 이웃집’ 코너에도 와닿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에 자신의 단골집을 소개한 셰프는 도곡동의 퓨전 레스토랑 ‘스타 셰프’의 김희표 오너 셰프인데요. 그의 요리철학은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꼭 식당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기본을 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온갖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면서요. 그의 음식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죠. 하지만 단골 고객의 입맛을 위해서라면 후배에게라도 요리 배우기를 자청하는 그의 자세는 귀감이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메트로G팀장=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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