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하의 학원>
국민총력연맹이 각 기관에 설치된 이래 각과 각 학년에 매주 1시간씩 일본학이라는 학과가 생겼고 체조시간에는 군사교련을 실시했다.
보전학생은 43년 수원 서호의 준설공사에 근로대로 동원, 그 이전 일인계 학교 3교가 작업한 양보다 더 많은 작업을 하여 당국을 놀라게 했다.
당시 교수이던 장덕수는 『한국건아의 체력과 투혼을 보여주자』고 열렬한 격려와 호소로 학생들을 설득했다.
43년 11월3일 명치절식이 끝난 뒤 학교에는 배속장교가 주관하여 학도병지원을 권고했다.
처음에 지원병이 전혀 없자 국민의 의무라 하여 강요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따라 학생들은 결석·도피 등으로 이를 피했으나 44년1월 많은 학생이 학도병으로 끌려갔다.
44년 일정당국은 법문계 전문학교의 종합 정리안을 만들어 보전을 경성 척식 경제전문학교로 재출발, 1학년은 학교에서 수업하고 2학년은 부평의 조병창에 동원되었고 3학년은 구청 등 관청사무에 동원되었다.
조병창에서 학생들의 항거와 태업 또는 이탈이 많자 45년 1월 당시 척식 과장이던 유진오가 사직하고 장덕수가 대신 과장이 되었다.
해방직전 교직원으로는 김영주, 유진오 이상훈 장덕수 옥선진 안호상 손진태 박극미 윤항중 최정자 김해균 진승녹 이병학 이종우 박희성 이상은 등이 있었다.
37년 신사참배가 강요되자 예수교장로총회는 연전·세의전·숭전에 파견하던 이사를 폐지하기로 결정, 인연을 끊었고 40년에는 일제가 연전운영권을 독립하기 위해 일인이사 4명을 파견했다.
41년 12월 태평양전쟁이 일어나자 일제는 외국인 교직원과 이사를 제명하고 42년8월부터 총독부에서 직할하게 되어 학교는 완전 피탈되었다.
신사참배문제가 났을 때 교장이던 원한경은 『선교사의 입장으로는 반대하지만 교장의 입장으로는 총독부 방침에 따라야한다』고 주장, 폐교의 위기를 넘겼다.
태평양전쟁을 전후하여 미·일의 감정이 악화되자 선교사들은 차례로 추방되었고 원한경도 42년 마지막으로 미국으로 퇴거했다.
41년 원한경의 교장직사퇴로 윤치호가 교장에 취임했으나 재단운영이 어려워져 신촌에 있던 2만3천여평의 땅을 팔았고 4년제이던 문과·이과의 수업연한을 3년으로 단축했다.
일인에게 학교가 피탈된 후 윤치호는 교장직을 사임했고 유억겸도 사임, 이후에는 일본인 교장이 번갈아 취임했다.
근로동원·학도병 징집·징용 등으로 전시체제가 되자 44년에는 경성공업경영전문학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한국인교수들도 거의 모두 축출되어 정인섭·조의설·박상현 등이 간신히 남아있었다.
41년 현재의 한국인 교직원으로는 윤치호 유억겸 김봉집 이법용 정인섭 현제명 임병혁 최규남 이양하 장기원 이묘묵 갈홍기 정인진 육지수 고형곤 김선기 민태식 고영보 신태환 조의설 박상현 박원희 이상훈 이홍직 그리고 필자 등이 있었다. 세의전은 42년 「아사히」의전으로 개명했고 43년에는 일인학생이 입학하는 등 일제 말에 많은 변동이 있었으나 전쟁에 필요한 의학교육이라는 이유로 학도병의 강요만은 없었다.
이 당시 교직원으로는 오긍선 이영준 김명선 윤왈선 이세규 김양하 김세열 이석신 최영태 최 동 오한영 장경 윤형노 한용표 이보영 설병간 최성장 조동수 최재유 이호림 윤치왕 등이 있었다.
일제 말 그네들의 강압정치를 쉽게 알기 위해 동우회사건(일명 흥사단사건)의 전말을 적어본다.
37년 당시 신간회 등 보든 민족주의 단체가 해산된 뒤 오직 남은 것은 교수·학생들로 구성된 「수양동우회」뿐이었는데 일본경찰은 그 해 6월5일 사무실을 습격하고 회원명단을 압수, 1백50여명을 검거했다.
일경은 교수들이 일본 경도 및 동경제대경제학교수의 사회공산주의 사건과 관련되었으며 신성한 교단에서 한국어로 강의하여 학생들에게 독립운동을 고취했다는 트집으로, 졸업생들은 사상이 불온한 교육기관에서 경제적 독립을 계획하는 교육을 받고 사회에 배출되었으니 각 기관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이유로 검거되었다.
이 사건 직후 백악준 이묘묵 갈홍기 등 중진교수들이 검거되어 일시 퇴직했고 조병왕 김윤경 이용설 등 전직교수들도 검거됐으며 10월에는 재학생 3명과 백남운 우동규 이순탁이, 그리고 연전졸업생 60여명이 검거됐다.
이 글을 맺으면서 보전·연전의 후신인 고려대·연세대 등이 현재 휴업령으로 불행한 사태에 놓여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숭전의 후신이 숭전대 등과 함께 양대 사학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끝><다음은 문제 안씨의 미·소 공동위원회 얘기><제자는 필자>제자는>다음은>끝>전시하의>
(288)제20화 전문학교(16)-김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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