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대장 꼬마들도 「스틱」들고 논다는 「하키」의 도시 제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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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하키」의 도시인 충북제천의 꿈이 영글어 간다. 제천은 중앙선이 가로지르는 인구 7만의 비교적 한산한 마을. 그러나 대성전기를 비롯해서 제천중고·제천여중고등 5개의 「하키」 「팀」으로 국내 최대의 「하키」 도시를 만들어 제천하면 먼저 「하키」를 연상시켜 준다.
이번 체전에서도 5개 「팀」 모두가 출전, 여자부와 남자 일반부는 도중에 끝났으나 제천중과 제천고는 준결승까지 나가 12일의 경기에는 한상욱 읍장·권용주 교장·이해원 의원 등 3백 여명의 제천응원단이 5백릿길을 달려온다는 연락을 받고 사기가 충천되어 있다.
제천의 꼬마들은 집에서 만든 「스틱」으로 골목마다 누빌 정도로 「하키」에 큰 관심이나 「하키」가 제천에서 시작된 것은 불과 4년 전의 일.
도에서 제천을 「하키」 중점지구로 정하자 당시 제천중의 정철진 교사(39·현 도 체육장학사)가 「하키」를 시작한 것인데 그 후 현재 「벤치」를 맏고 있는 신현규씨(30)에 인계되고, 제천고·제천여중·고「팀」의 창설로 제천이 국내 유일한 「하키」도시가 된 것이다.
제전이 서울이나 부산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하키」의 「붐」을 이루자 국내에 불과 1천자루 밖에 없는 「스틱」을 「하키」의 종주국인 인도·「파키스탄」제 「스틱」을 2백자루 이상 갖게 되었다.
그 동안 제천은 「하키」 「팀」의 개선이 쉴 사이가 없었다.
제천중은 「팀」창설 다음해인 68년부터 남중부를 석권, 이번 대회에서 만도 4연패에 도전하는 것이며, 제천고의 금년도 종별대회 우승, 제천여중의 작년도 체전 우승 등으로 제천의 「하키」 우승기가 30여개에 이른다고.
이렇듯 제천이 국내 최대의 「하키」도시로 성장하자 충북 「하키」협회(회장 권용주)도 도청 소재인 청주가 아닌 제천에 정착케 되었고, 「뮌헨·올림픽」출전을 앞둔 대한 「하키」협회 상비군으로 박충서(경희대)·허만희·김해수·박종수(이상 제천고)등 제천 출신 「플레이어」들이 4명이나 된다.
골목의 꼬마들이 「스틱」을 들고 뛰는 모습이 더없이 자랑스럽다는 전 국가대표선수인 신현규 제천중·고 감독은 『그러나 고교를 졸업해도 대학 「팀」이 적기 때문에 진학의 문이 좁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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