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선거서 의석 과반 차지 「노르웨이」의 「여권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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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남성지배하의 정계에 지난 9월 선거에서 호전적 여권 운동이 성공,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즉 「오슬로」시 의회 총 의석 85석 중 48석을 여성이 차지했고 또 제 2의 도시 「트로데임」에서도 85석 중 46석을 차지하는 등 몇몇 주요 도시에서 여성이 반수 이상의 의석을 획득한 것이다.
특히 직업정치인들이 가장 당황한 것은 「오슬로」시였는데, 여성들이 계획적이고도 조직적인 선거작전을 실천해 나갔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에서의 여성 정치 세력 증대는 남성들의 공무집행에 대한 불만과 불신의 자연발생적 결과로 보인다.
여성들은 몇 년 전 「노르웨이」의회가 채택한 복잡한 선거제도를 교묘히 이용함으로써 이 같은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 선거 제도는 투표자들이 투표용지의 정당 입후보자 이름하나를 지우고 다른 이름을 대신 써넣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제도는 거의 이용되지 않았으나 1967년 시의원 선거에서 「테르·호멘겐」씨라는 한 신문편집인이 시골 자치구에서 선거전략을 짜내어 시의원 전원을 여자로 당선시킨 일이 있다.
이 제도는 투표자들이 정당 후보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노르웨이」의 신 여권운동 지도자인 「비텐·란골름」여사가 지난 6월 한 모임에서 「호멘겐」씨로부터 이 제도를 설명 듣고 이러한 호전적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
「란골름」여사는 여권운동이 파급되지 않은 지방에서도 많은 여성의원이 진출하여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런 곳에선 투표자들이 소속당 남성후보자 이름을 지우고 반대당 여성의 이름을 써넣은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즉 보수적 여성들이 우익사회당의 여성 후보 이름을 기입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들이 이제 정계에서의 남녀차별에 반발하여 여성끼리의 단결이 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앞서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분석한 「란골름」여사는 이런 호전적 운동의 일반적인 정치적 목적은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모든 일반 여성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일반적 목표는 보다 많은 유치원 설립, 살림 개선, 교통안전 확립 등이다.
그러나 남성들은 이미 이러한 선거 결과에 반발을 보이고 다음에는 역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사했다.
「오슬로」시 노동당 사무총장 「롤프·한센」씨는 신 여권 운동의 이러한 행동은 반동적이며 역 조치가 따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또 노동당의 수상 「트리그베·보라텔리」씨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못마땅하게 말했다. 『어떤 조직적 행위의 개입은 나쁜 결과를 빚어낸다. 이것은 좁은 안목에서 나온 것이며, 앞으로 다른 집단에서도 비슷한 수법을 쓸지도 모른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소극이라고 생각한다.』 <로이터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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