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는 유아기에 개발된다|유아교육을 위한 「세미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유아교육」을 위한 「세미나」가 「크리스천·아카데미」주최로 29일 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 정원식 박사(서울대 사대)와 김희모 박사 (한국재능교육협회장·청주), 그리고 토론에 참가한 20여명의 전문가들은『인간의 잠재능력은 3∼4세까지 50∼60%가 개발되며 이때까지 충분한 교육적 자극을 받지 못하면 일생동안 극히 제한된 능력 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만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따라서『인지 횡조의 조기개발을 위한 국가적 관심과 교육방법의 보급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촉구했다.
『0세에서 3∼4세까지의 감각적 자극은 앞으로의 인간적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정원식 박사의 주장에 김희모 박사는 의학적 측면에서 이를 뒷받침했다. 인간의 대뇌에는 1백40억개 정도의 세포가 있고 한 세포에 50개 정도의 돌기가 나와 이것이 연결되어 두뇌는 발달해 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출생 즉시는 원형만 있는데 오관의 자극에 의해 이 돌기 즉 신경섬유가 발달하고 이것이 견고히 결합되면 그만큼 능력이 개발된다고 한다. 그런데 김 박사는 이 신경섬유가 0세∼3세에 약60%형성되고, 7세까지 20%, 10세까지 10%, 그리고 18세 전후에 이는 완전히 정지된다고 말했다.
0세에서 3∼4세까지에는 따라서 인간두뇌개발의 반 이상이 결정되는 시기인데 이때 교육적 자극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결핍의 누적으로 점점 뒤지게 된다고 정 박사는 지적하면서 국민교 1년에는 보통 지능의 범위가 30점 정도이나 5∼6학년에는 70∼80점으로 벌어지는 예를 들었다. 그는 또 결정적 시기에 어떤 능력을 길러주지 못할 경우 일생동안 낙오된다는 점을 들어 문화적 환경을 갖지 못한 농촌이나 도서벽지 등의 문화 실조아를 대상으로 한 유아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아직은 특수층뿐만 아니라 일반에 보급될 수 있는 보편적인 유아교육의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고 앞으로 개발해야 할 과제로 남겼다.
청주에서 재능학교를 경영하면서「바이얼린」으로 유아교육을 시도하고 있는 김희모 박사의 방법은, 그것이 기능인의 양성으로 전인적 발달을 시킬 수 있느냐와 일반성이 있는 방법이냐의 문젯점을 제기했다.
여기서 주정일 교수(숙명여대)는 0세∼3세의 단계와 3세 이후의 두 단계로 나누어 한국적 상황에 맞는 유아교육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첫 단계에서는 교육이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어머니문제가 시급해진다. 이때는 무엇보다도 정서적 안정감을 길러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머니의 부드러운 촉감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접촉에 의해 두뇌도 개발된다』고 구체적 유아교육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3세 이후의 집단교육은 낮에는 지적훈련을 시키는 기회를 만들고 밤에는 어머니와 접촉하도록 하면 되는데 이를 위해 전국에 더 많은「어린이집」을 지어야 할 것이며, 현재 보사부가 담당을 하고 있는 이「어린이집」의 운영도 문교부로 옮겨 3세 이후 교육이 교육제도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에 4백개의「어린이집」이 있으나 8백 만원의 예산은 일본의 7백억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이 방면의 정책적 배려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끝으로 유아교육이 잘못 인식되거나 비뚤어진 유아교육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전제해야 할 것이라는 점에 뜻을 모으고 정원식 박사는 이를 다음 5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무엇을 개발해야 하느냐와 어느 층의 유아를 대상으로 할 것이냐가 문제다. 그는 기능보다는 언어발달이나 학습을 위한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반복훈련이 빚는 부작용은 충분히 고려하여 정서적 안정감이나 사회성의 발달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째로 동인적 발달을 항상 고려하여 어떤 일면만 발달한 기형아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어느 시기부터 누가 이 교육을 담당하느냐의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유치원 학령을 더욱 낮추고 결핍의 누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아교육을 위해 교육제도가 개방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등이 지적되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