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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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이 「필리핀」과의 전반전에서 잇단 실축으로 「골」을 얻지 못하자 관중들의 야유는 극도에 달해 한국선수들에게 마구 욕설을 퍼붓고 선전하는 필리핀에게 오히려 성원을 보내기까지-.
특히 이 경기를 주의 깊게 지켜보던 일본선수들은 한국의 미숙한 문전처리로 전반을 0-0으로 마치자 싱글벙글하며 숙소로 돌아갔는데 일본 「코치」 야에가시(팔중정)와 기술위원장 「나가누마」(장소) 씨도 동정 어린 눈초리.
결국 한국은 후반에 「골·러쉬」를 이뤄 관중들의 분노는 가라앉았지만 6개의 「골」도 모두 시원한 것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
이런 부조 속에 축구관계자들은 차라리 어처구니없다는 표정들이었는데 일본이 8-1로 이긴데 대해 부담감이 컸고 관중들의 야유가 선수 사기를 떨어뜨려 선수들이 불쌍하다고-.
한·비전에는 29일 상오 NWA편으로 내한한 FIFA(세계축구연맹) 회장 스탠리·라우스 경이 끝까지 앉아서 관전. 라우스 경은 69년 「월드·컵」예선 때보다 『관중이 너무 없는데 놀랐다』고만.
첫날 대 「말레이지아」전에서 다친 이회택의 상처는 극히 심해 가뜩이나 초상집 같은 한국팀의 우울은 더 한층 크다. 이회택 선수는 오른쪽 다리의 힘줄이 늘어났는데 앞으로 있을 대일 전에 출전이 어렵다는 것이 의사의 진단.
축구협회가 한·일전 입장권을 다른 날과는 달리 8백원으로 인상한 것에 대한 팬들의 불평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고보조 등을 받아 대회경비를 충당하고 있는 축구협회가 한·일전만을 다른 날보다 3백원이나 인상한 것은 결국 입장수입을 노린 것인데 더구나「말레이지아」의 우승이 거의 확정된 뒤에도 입장료 8백원을 내리지 않는다. 「팬」들이 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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