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고승 합동대법회|범어사서 10월31일 14개국 대표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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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각국의 선지식이 참가하는 「세계고승 합동대법회」가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3일간 우리 나라 부산 범어사에서 열린다. 암흑과 불안 속에서 헤매는 인류와 분열과 초조에서 몸부림치는 한민족의 고난을 불타의 자비와 가호로 구하는 계연을 만들고자 국제적 법회를 갖는 것이다.
세계불교연합부가 주선한 이 모임엔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일본·「홍콩」·월남·서장·「싱가포르」·「실론」·「타일랜드」·「말레이지아」·인도·몽고·「캄보디아」·「버마」 등 14개국이 참가한다.
이청담·「딕·탐·차우」·역백성 등 각국 고승들이 법문을 세하고 공동의 주제발표와 토의 및 방향결정과 실행 계획 등을 협의할 대법회는 ①불교의 현대적 방향과 불교도의 사명 ②불교의 새로운 인류지도 이념 ③21세기의 불교인간상 ④대 소승, 종파불교의 융합방법 ⑤지계 생활의 공덕 등을 주제로 삼고있다.
이 대법회는 모든 불자의 신행을 새로이 일으키고, 불자로서의 자세와 방향과 사명을 바르고 명백하게 하며 침체와 혼미 속에 있는 불교를 세계적으로 중흥시키자는 데 목적을 두고있다.
그래서 국제적인 정신문화계에 한민족의 「이미지」를 보다 두드러지게 부각시키고 급변하는 세계 조류 속에서 한국불교의 능동적이고 주동적인 역할을 밝힌다는데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세계사적인 인류의 문제들을 집약해서 정신적·종교적 사명을 한층 다짐하고 이러한 시대에 불교의 사명을 재인식하면서 현대적 선교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제불교가 공동 의식아래서 협동적인 노력을 강화할 것을 다짐하고 여기에서 한국불교의 중흥약진의 계기를 찾고자하는 것이다. 또 이 시대의 국민대중과 불교도들에겐 대법회를 계기로 새로운 믿음의 충실을 기하려는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대법회 결과 세계불교의 지도자들이 상호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을 때 세계불교 연합본부는 다른 불교기구들을 통합하는 세계불교의 단일 연합 지도체제의 확립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74년 4월에 세기의 여러 종교 지도자들과 정신지도자들의 연합회의체로서 세계정신지도자회의를 갖는 한편 이를 발전시켜74년10월에는 세계정신UN상설기구를 우리 나라에 들여와 창설한다는데 까지 내다보고있다.
한편 이번 대법회기간에는 「대승보살계수계」행사도열계획이다. 세계각국의 고승들이 계사로 참여하는 이 수계행사는 각국의 대 율사가 공동으로 하나의 계단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또 「분단국가의 통일과 세계평화 기원제」를 열 계획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커다란 꿈은 실상 너무나 공허하다는 비판도 있다. 당면한 민중들의 고난과 번뇌가 그런 기구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까. 오히려 현실적으로 버림받은 자들의 참다운 친구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는 불교의 육성이 좀더 절실하다는 견해이다. <공종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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