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는 중증…귓병|제10회 「귀의 날」에 본 질병과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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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월9일은 열 번째 맞는 「귀의 날」이다. 이날을 맞아 대한이비인후과학회(회장 김기령 박사) 는 귓병에 대한 일반인식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전국적으로 계몽사업을 벌이는 한편 이날만은 전국 각 대학병원 및 공공의료기관에서 무료진료를 실시한다고 한다.
흔히들 귓병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누구나 한번쯤은 앓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귀를 일반인들은 소홀히 다루는 것 같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귓병이 악화, 만성고질화 해서야 병원을 찾아오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힘들어진다』고 김기령 박사는 환자들을 나무란다.
귓병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문제가 되는 것은 중이염이다. 특히 소아의 급성화농성중이염은 귓병 중 손꼽는 질병이다.
어린애의 경우 홍역. 백일해 등 전염병이나 감기를 앓다가 후유증으로 중이염을 앓게 된다.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중이염에 걸릴 기회가 많다. 『여름철 물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중이염 발생빈도는 어른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여름이 끝나는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어린이들의 귀를 「체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김 박사의 충고다.
유아의 경우 중이의 해부학적 구조의 특이성, 입과 중이를 연결하는 구씨관이 성인에 비해 짧고 넓은데다 수평으로 놓여 있어 젖을 토하게되면 불순물과 더불어 각종 세균이 구씨관을 통해 용이하게 중이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에 자주염증을 일으킨다. 그 결과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어린애는 보채는데 사람들은 이를 「귀젖」이라고 해서 치료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기 일쑤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귀젖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만성으로 이행하여 청력장애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하고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를 환기시킨다.
성인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난청이다. 원인으로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난청의 원인은 중이염을 완전히 치료하지 않고 두었다가 만성 고질화한 경우이다.
한번 청력을 잃으면 영영 그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난청의 치료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최근 고막 성형수술 같은 청력개선 수술의 진보와 보청기의 사용으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있다』고 김 박사는 소개하고 난청으로 고생하는 환자는 실망하지 말고 한번 전문의를 찾도록 당부하고있다.<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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