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한 6시간의 시국타진-공화 의총 질의응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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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장장 6시간이나 계속된 6일의 공화당의원총회에서는 공화당의원들이 당면문제를 보는 분위기가 너무도 심각해 김 총리는 『현재는 중대한 시기다. 어느 때보다도 당과 국회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하다. 중요한 문제는 책임지고 해결하고 못할 것은 못한다고 분명히 하겠다. 이 모든 중요한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내각이 물러나겠다』는 결의를 표명해야했다.
이날회의에서 오간 각료와 의원들의 발언 초를 옮겨 보면-.

<고금리는 원가고 원인>
▲김종철 의원=현재의 저물가정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특히 지금의 고금리체제는 「코스트·푸쉬」의 원인이 돼 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국제경쟁은 할수도 없는 입장이다. 고금리→생산비급증→인플레→고금리의 악순환을 막는 획기적 방안이 필요하다.

<무언가 잘못된 일 있다>
▲김유탁 의원=정부가 아무리 잘한다고 말해도 국민들은 요즘 무언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이 무엇의 문젯점이 뭣 인가에 대해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서울시외곽지대에 녹지대를 만들겠다는 정부방침은 그곳주민들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를 취소하거나 적정한 보상을 해야한다.
▲권일 의원=일본에 가보니 「닉슨」조치의 주름살 때문에 정계·재계가 아우성인데 우리정부는 별 영향이 없다고 조용하니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시골에서는 군대 다녀온 청년들이 고급장성부패가 심하다고 비난하고있다.
부패한 장성으로 어찌 국토방위를 하겠다는 건지 걱정스럽다.

<양심적 기업인은 소외>
▲김상영 의원=은행이 일부 특정인에 대한 다액 대출로 정작 양심적으로 기업을 해보겠다는 기업인에게는 혜택을 못 주고 있다. 이런 부조리를 시정하라. 세무공무원들의 부정이 너무 심해 국민들의 원성이 높으니 이런 부정세 무리를 단호히 조치해 주기 바란다.
▲김제원 의원=요즘의 혼탁한 사회풍조와 양담배 피우고 양주 마시는 폐풍을 없애야 한다. 72년 예산안을 보면 내국세부담이 너무 크다. 이래서야 국민들이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고 생활을 할 것인가. 특히 석유류 세법을 개정하려는 요즘의 정부움직임은 특정외국업자에게 이익을 주려는 것으로 말도 안된다.

<민성 진지하게 파악>
▲백남억 당의장=신민당의 김홍일 당수 연설 중 『국민들은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경청할만한 것이다. 말없는 조용한 민중은 큰일이 아니면 참고 견디려하고 아직도 정부를 신뢰하려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 신뢰를 안이하게 받아들이면 큰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행동보다 문제를 아는 것이 더 어렵다』는 손자의 말처럼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진지하게 들어 문제를 파악하는 자세가 아쉽다.
국회의원들 얘기가 계수가 틀리고 조리가 없다 하더라도 진실한 국민의 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참답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국무위원들은 국회의원들의 말을 대통령께 그대로 알려드려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고 기대하는데 앞장서주기 바란다.
▲김학렬 기획=도매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요인은 환율인상과3차에 걸친 원유값 인상과 미국의 「달러」방위조치 및 「엥」화 절상 움직임 때문이다.
▲남덕우 재무=물가가 작년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물가를 일방적으로 억제만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조절을 통해 안정을 꾀하겠다. 금리인하는 저축감소를 가져오므로 시기가 성숙된 뒤나 단행할 문제다. 일부특혜융자는 강력히 회수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세무공무원의 부정비위는 엄단하겠으며 사전예방에도 힘쓰겠다.
▲이낙선 상공=「닉슨」조치·「엥」화 절상 움직임으로 수출에 압력을 받고 있으며 8월말현재 예정보다5천만 「달러」떨어졌다. 앞으로는 수입시장을 미일 일변도에서 다변화하도록 하겠다.
▲민관식 문교=서울대학교를 답사해 보니 버려둔 채 두었었다는 점을 재인식했다. 교수나 각급 교원들의 불만은 타당한 점이 많다고 본다.
이런 여러가지문제를 과감히 해결해 나가겠다.
▲양택식 서울시장=광주대단지사건의 문젯점은 불원 해결될 것이다. 이사건의 문젯점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당분간은 서울의 판잣집철거를 중지하겠다. 서울주변 녹지대안에는 공장·주택 등의 건설만을 못하게 했을 뿐이며 경작은 금지하지 앓았으므로 생계엔 지장이 없다.
▲신직수 법무=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은 구미 각 국에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신민당이 제안한 인신보호법을 새삼 제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집중통신체제를 확립>
▲유재흥 국방=8·23난동사건은 한마디로 수도권 방위망에 통신체제와 지휘체계의 헛점을 드러낸 것이다. 앞으로 집중 통신체제를 확립하고 대구에 있는 2군사령관이 지휘하는 적절치 못한 지휘체계를 고치겠다. 정훈 교육을 보다 철저히 하여 군기확립을 기하겠다. 항간에서 말하고 있는 군의부패 특히 고급장성의 부패에 대해서는 이미 사치풍조의 일소 등을 앞세워 고급차량의 대체 등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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