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민주당 대표실 … "내상 있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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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저녁 국회 본청 2층의 민주당 김한길 대표실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있었다. 민주당이 참패했던 지난 4·24 재·보선 때와 비슷했다. 민주당은 “재·보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기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김관영 대변인 명의의 짤막한 논평도 서면으로 대체했다.

 민주당이 코너에 몰렸다. 예견된 패배였다. 화성시 봉담읍의 오일용 후보 사무소에 나가 있던 한 당직자는 투표가 끝나기도 전인 오후 5시 “사무소가 썰렁해 춥다. 마음도 춥다”고 했다. 개표 방송을 국회에서 지켜보던 한 당직자는 오후 9시30분쯤 “손학규를 내보냈어야 하는데”라며 방을 나갔다. 개표 시작부터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60%대로 크게 앞서나가자 다른 실무자는 “지도부에 내상(內傷)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선투쟁 조짐도 보였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 문제에 집중하며 조세·세금과 같은 민생 문제를 이슈화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반면 친노 성향의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에 스스로 위축돼왔다”고 주장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자극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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