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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막걸리의 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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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31일은 ‘제3회 막걸리의 날’이다. 하지만 막걸리엔 우울한 날이 되고 있다. 해외 수출과 국내 소비가 모두 감소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 440만 달러이던 막걸리 수출은 한류 인기를 타고 2011년 5280만 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3680만 달러로 30%가량 줄었고 올해는 8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급감했다. 국내 소비 역시 2011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1년 45만kL였던 출하량이 지난해 42만kL로 줄어들었다. 올 7월까지도 지난해보다 10%가량 감소했다.

 막걸리의 위기를 불러온 주요인은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수요 감소다. 전체 수출액의 90%를 차지하는 일본에서 막걸리가 안 팔리며 고스란히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고 있다. 계명대 정용진(식품가공학과) 교수는 “엔화약세에 한·일 갈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이 가격경쟁에만 몰두해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막걸리에 식상해버린 것이 주원인”이라며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로 막걸리 붐을 살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31일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과 홍대 거리에서 막걸리의 날 선포식을 한다. 선포식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과 기욤 갸로 프랑스 농업식품산업부 장관, 막걸리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갸로 장관은 이동필 장관과 양국의 전통주인 와인과 막걸리를 교환할 예정이다. 햅쌀 막걸리 감사의례, 팔도 막걸리 화합주 만들기, 팔도 막걸리 무료시음, 막걸리 지도 배포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대형할인점과 편의점에서는 연말까지 전국 33개 양조장에서 생산한 햅쌀 막걸리에 ‘2013 햅쌀 막걸리’라는 스티커를 부착해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이날 일본 도쿄 아오야마에서 ‘한·일 공동 막걸리의 날’ 선포식을 하고 7개 막걸리 업체를 통해 20여 종의 햅쌀 막걸리를 동시에 출시하기로 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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