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섬유군소업체선 덤핑작전 외채부담 심각한 화섬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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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업종별 실태(상)
불황의양상은 업종에따라 다르다. 동시에 그 정도도 업종에따라다르며 같은 업종안에서도 기업별로 많은 차이가있다. 또 경기가 괜찮은 업종이라고해서 모든 기업이 그혜택을 누리고 있는것도 아니다.
따라서 업종별실태를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자동차업계의경우는 상반기경기가 불황이었는지 호황이었는지 선뜻 판단하기 어렵다. 그것은 당국간의 수치가 다르고 업계의 주장이 틀리기 때문이다.
경제기획원이 집계한 상반기승용차생산·출하량은 각각7천9백49대와 7천3백79대로서 지난해 동기보다 생산이 33%, 출하가 31%늘어났다.
자동차는「시멘트」처럼 「덤핑」가격으로 처분되지는 않았으니까 생산과 출하량이 이렇게 증가한게 사실이라면 호황으로 풀이할수도 있다.
그러나 이 통계는 신빙성이 희박하다. 국세청조사에의하면 물품세징수실적에 입각한 출하량은 5천7백47대로서 지난해의 6천인대보다 3백여대, 5·7%가 감소되었다. 따라서 불경기라는 진단이다.
한편 업계는 기획원이나 국세청과는, 엄청난 차이가있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역시 불황이라는 결론을내리고있다.
즉 신진·현대·아세아등3대「메이커」별 출고동향을 개별적으로「체크」해본바로는 상반기 승용차출하량은, 약8천대로 지난해 보다1천대가량이 감소됐다. 불황이라고하면서도 타사에 비해서는 많이 팔리고있다는점을 강조해보고싶은 속셈때문인것같다.
어쨌든 작년5월부터 시판을개시한 아세아가 금년에는 완전히 경쟁대열에 들어선반면 현대가 오는9월중순부터 「뉴코티나」 시판을 개시할 목적으로 구형재고를 전부 처분하는 정도에 그치고 신진의「코로나」 판매량이 1천5백대가량 감소되어 총체적으로 1천대이상 줄어든것으로보이며「택시」운수업계가 심각한 불황에 허덕이고있는점등으로 미루어 자동차제조업계가 불황인것만은 부인할수없다.
섬유부문에서는 소모방·화섬·면방의 순서로 불황의 정도가 무겁다.
엄청난 과잉시설과 화섬의침투로 68년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온 소모방업계는 상반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30%가 감소됐고 평균가동율도 7O%에서 65%로 떨어졌다.
소모방업계의 경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우열이 다른 어느업종보다 심하다.
즉 제일모직·경남모직 대한모방등 대기업은 가동율이 80%이상이며 생산·출하량 그리고「마키트·셰어」도 착실하게 증가하고있다.
그대신 중소업체들은 가동율이50%미만이며「덤핑」으로 명맥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은행관리를받고있는 업체가 11개나되며 도남미창 대명 신광등 4개사가 금년들어 폐문했다. 군소업체들은 조만간 거의 모두 정비될 운명에있다.
그러나 대기업들도 사정이 좋은것은 아니다. 중소「메이커」들의「덤핑」공세때문에 가격이 거의 고정돼 있으며 외상매출기간이 보통5개월 최장 8개월까지 늘어나는바람에 자금난이 심각하기는 매한가지다.
화섬은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고있어 얼핏보기에는 연래의 불황이차츰 걷히는듯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가동율은「폴리에스터」가 5O%,「나일론」 80%, 「아크릴」87%수준이었던 작년과 큰변동이 없으나「메이커」들은 매출량어 40%가량 증가됐다고 말하고 있다. 기획원조사로는 2배이상 늘었으나 신빙성이 의문시된다. 출하량이 40%가량 증가됐어도 화섬업계는 대소기업을 가릴것없이 타인자본의존도가 80%이상이고 그대부분이 외채이기 때문에 6·28환율인상조치의 영향이 다른어느 업계보다 크며, 따라서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
업계에 의하면 차관 1억1천7백만불을 포함, 외화대부와 DA수입등 외채총액은 1억6천여만불이며 이번 환율인상에따른 추가부담액이 73억원이나된다. 시설과잉에 상환부담이 겹쳐 투매를하는 바람에 가결이 1년전의 70%수준으로 떨어져있다.
가격폭락에 불구하고 출고량이 증가된것은 수출덕분이다. 늘어나는 재고를 수출용원자재로 헐값에 국내공급하거나 원료그대로 해외수출했기때문이다. 가령「폴리에스터」의경우 상반기 내수공급량은 지난해의2배로 늘어난데 반해 수출량이 무려 20배나 증가했으며 절대규모가 큰「나일론」은 내수는 6천4백t으로 오히려 약4백t이 감소된반면 수출이 1년전수준의 6배가넘는 3천30t으로 증가, 총체적으로 약30%가 늘어난 결과를 가져왔다.
섬유업계서는 비교적 나은 편인 면방은 대한농산계의 청주공장 (5만종) 이 지난 3월부터 가동됨에따라 연초 5개월간의 면사생산량이 총체적으로 지난해보다 14·9%, 면포는 9·2%가 증가됐으나 수출수요확대로 이를 소솨시켰다.
즉 면방업계의 내수와 수출비율은 면사의 경우 지난해의 70대30이 금년 5개월평균 61대39로, 면포는 33대67이 27대73으로 수출 「사이드」가 일층 확대되었다.
대통령선거직후인 5월초 1차로가격을 13·7% 인상하는데 성공한 면방업계는 6·28 환율인상조치의 압박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있는것이 사정을 어렵게만들고 있을뿐 큰 문제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경제계전반의 불경기, 특히 2차가공업계의 자금난때문에 자금회전이 순조롭지않고 가격인상에 정부당국보다 2차가공업계가 오히려 더큰 반발을 보이고있는것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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