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 싹튼 슈바이처의 호두나무|김찬삼 교수, 열매 심어 발아…73수 잘 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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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밀림의 성자 「알베르트·슈바이처」(1875∼1965) 의 고향집 뜰에 열렸던 1백개의 호두 알이 한국에서 싹이 터 73수의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다. 「세계의 나그네 」 김찬삼 교수가 3번째의 세계 여행을 마치고 「군스바하」(「알사스·로렌」지방) 의 「슈바이처」고택을 찾았던 길에 가져와 상록원 사장 김동식씨에 위탁하여 발아, 묘목으로 자라고 있다.
평소 「슈바이처」박사를 존경해 오던 김 교수는, 그의 사후에 유물을 정리하여 박물관처럼 되어 있는 「슈바이처」박사의 집을 찾아 박사가 가장 아끼던 호두나무의 열매를 가져왔던 것이다.
63년11월25일 처음으로 「아프리카」의 밀림 속에서 「슈바이처」박사를 대면했다는 김 교수는 그곳이 바로 사람과 조화의 동산이었다면서 『이 호두나무로 「슈바이처」의 「생명의 외경」 철학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나무들을 『그분의 뜻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분양하겠다』고 한다. 1백개의 호두 알은 여행길의 「백」속 가장 깊은 곳에 넣어 가져온 것인데 김동식씨의 특별 배려로 80%에 가까운 발아율을 보였다고 한다. 한 알마다 「생명의 외경」철학을 담아 새싹을 본 이 호두나무는 그 「생명의 외경」을 아는 사람들의 손에 전해져 거목으로 자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나무마다 「슈바이처」의 얼이 열매 맺었으면 하는 것이 김 교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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