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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고전미·동적 낭만 미의 양극|뉴요크 「메트러폴리턴」의 『영국풍경화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뉴요크」의 「메트러폴리턴」미술관의 「영국풍경화전」이 막을 열었다. 이 전시회는 풍경화에 있어서의 2개의 극단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1740년대에서 1925년 사이에 만들어진 97개 작품들은 거의 모두 미학적으로나 연대상으로 이러한 극단적인 경향의 목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정적인 고전적 경향과 동적인 낭만적 경향이 뚜렷한 변천과정을 보여주면서 각각 자기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정적인 고전적 경향은 신중하게 다듬어진 대륙풍정원을 연상시키는 장려한 「유럽」식 풍경으로 대표된다. 「메트러폴리턴」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가운데는 「루크·설리번」의 『「버킹햄셔」「클리프튼」풍경』에 잘 표현된 경향이다.
평온한 언덕, 우묵한 나무, 거기서 거니는 영주들과 귀부인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새졌으며 풍경은 다분히 정상적으로 다듬은 것이다.
동적 경향은 전적으로 영국적인 경향이라 할만한 것으로 19세기적이며 「워즈워드」와 「콜리지」적인 것이며 자연적이고 분방한 영국정원을 나타낸 것이다.
이것은 「알렉산더·코즌즈」의 『쓰러진 나무』에서 가장 잘 표현되었다. 잘 다듬어진 느낌보다는 조야하고 강하며 기이한 성격의 그림으로 어둡고 우울한 하늘에 대해 극적으로 뚜렷하게 선을 짓고있는 나무둥치와 잎들을 묘사한 것이다.
이 전시회의 중심을 이루면서 동시에 동적 경향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것은 산업주의가 크게 일기 시작한 l8제기에 영국미술을 사로잡은 여러가지관념들의 복합인 낭만주의다.
이 시대에 영국의 시인·화가들은 자연에 대한 상상을 확대했었다. 삼라 만상 가운데서 어떤 통일성을 찾고자한 노력이 「워즈워드」같은 시민들에게서 보였으며 미국에서는 물 한 방울에서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에머슨」을 낳았고 영국화가 「J·M·W·터너」를 낳았던 것이다.
이런 경향이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더욱 많은 풍경화를 생산토록 한 것이다. 「설리번」이나 「하멜」의 작품과 「코즌즈」나 「터너」의 작품이 얼마나 다르며 또 「터너」같은 화가일개인의 작품들은 어떻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모했는가 하는 것을 잘 살필 수 있어 이번 전시회는 특히 관심을 모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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