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이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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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컴퓨터」가 일으킨 선풍은 미래학자들의 가슴을 한껏 부풀게 해 왔다. 「유토피아」는 「컴퓨터」힘으로 완성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컴퓨토피아」라는 말까지 생겨난 형편. 그러나 나라살림의 계획과 결과분석까지 거뜬히 해낸다는 「컴퓨터」에도 『바보 같은 구석』은 있는 듯.
얼마 전 영국의 한 「컴퓨터」숭배 주의자는 신이 과연 있는가를 「컴퓨터」에 물어봤다. 대답은 「노」. 한데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그는 좀 미심쩍어서 다시한번 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예스」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화가 치민 그는 「컴퓨터」제작회사를 상대로 「요금환불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얘기는 그밖에도 얼마든지 있다.
배우이자 감독이며 작가이기도한 「피터·유스티노프」씨(50)도 「컴퓨터」때문에 망신살이 뻗친 「케이스」.
1년 전에 이미 지불한 청구서가 회사측의 「컴퓨터」착오로 미불로 처리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컴퓨터」의 『착오란 있을 수 없다』고 회사측이 재판을 청구할 기세인 것이다
회사측의 얘기인 즉 『우리도 분명히 받은 기억이 있지만 「컴퓨터」를 의심할 수는 없다』는 것. 이 바람에 「유스티노프」씨는 열렬한(?)반 「컴퓨터」주의자가 되었다. 그는 「컴퓨터」의 잘못을 이렇게 들추어낸다. 『미국에 살고있는 한 사람이 한푼도 적히지 않는 청구서를 받고 무슨 잘못이 있을 것이라고 했을 때 그는 이미 법적 제재의 위협을 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엄숙하게 액면이 한푼도 없는 수표를 보냈다.
이런 참사는 고장난 「컴퓨터」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그는 또 「덴마크」에서 일어난 별스러운 사건을 인용했다.
「코펜하겐」에 살고 있는 1백8세 된 노파에게 그의 양친의 주소로 보내는 편지가 왔다. 내용인즉 왜 그녀를 아직 취학시키지 않았느냐는 것. 「컴퓨터」의 고장으로 그녀는 「덴마크」문교부 당국에는 아직 9살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되어있었다.【헤럴드·트리뷴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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