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호텔 정치」에 자가비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공화당 총무단은 국회개원을 며칠 앞두고 소속의원들의 지역별 단합대회를 활발히 열고있다.
김재순 총무가 강원도를, 장형순 부총무는 충남·북, 윤재명 부총무는 전남·북, 문태준 부총무는 경남·북, 박태원 부총무는 경기도와 전국구 출신을 맡아 회식을 같이 하면서 주로 국회의장단선거에서의 행동통일을 다짐.
22일 「타워·호텔」에서의 전국구출신 모임에서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인선에 관한 관심을 많이 표시했는데 총무단은 아직 박정희 총재의 재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선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그러나 당 간부들이 내정한 인선 내용이 대충 알려지자 여기 저기서 불만이 많은데 특히 호남출신의원들은 『전남·북을 통틀어 법사위원장 한자리만을 할애한 것은 너무하다』고 불만이 대단하다.
신민당 안에는 전당대회 전후를 통해 벌어진 호텔정치」에 대해 자가비판이 있다.
각파 「보스」는 거의 모두 개인사무실을 갖고있고 당사와 국회에도 회의를 할만한 방이 여럿 있는데 당 대회전략회의와 대회후의 인선 협의가 모두 「호텔」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며칠 새에 열렸던 「호텔회합」만도 스무 차례 가깝고 그밖에 개별적인 밀회를 합치면 신민당의 정치는 온통 「호텔」에서 이루어진 셈.
중도파로 알려진 어느 중진 의원은 『돈 없는 지방대의원의 숙박비와 여비를 보태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웬 돈으로 「호텔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내 정치방식에 「신풍운동」을 일으켜야겠다고 했다. 더구나 여러 계파에서 제휴를 하다보니 대의원 숙박비와 「호텔」경비를 누가 무느냐는 문제로 잡음까지 있어 이래저래 「호텔정치」는 자가비판을 받게 된 지경이다.
신민당의 요직 선정은 난산. 정무위원 선정에선 양일동씨 측에도 주류와 김대중씨 측이 협의해서 정치적 배려를 한다는 양해가 있었으나 21일 낮 김대중씨 측은 『유청씨의 당 대회의장양해로 배려는 끝난 것』이라는 입장이고 주류 측도 『같은 비주류끼리 안배해야할 것』이라고 외면해 버렸다.
주류는 21일 저녁 S 「호텔」에서 김홍일 당수 주재로 7명이 모여 협의한 끝에 한사람이 7명씩을 추천, 그 중에서 선택키로 했는데 조윤형·한건수 두 사람 중 한사람을 선택하는 문제가 가장 어렵다는 것.
한 간부는 『파벌로 보면 구정우회배려로 한씨를 택해야하지만 한씨가 2선인데 비해 조씨는 4선이어서….』
한편 비주류간부회의는 정무위원 인선을 김대중씨에게 맡기고 당 6역 및 국회부의장 중 세 자리를 요구키로 했는데 주류에선 대회 후의 난동사건을 구실로 『잘해야 한자리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