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사자의 역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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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수 장원삼이 2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0으로 앞선 6회 말 김현수를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끝낸 뒤 환호하고 있다. 장원삼은 6과3분의1이닝을 4피안타·2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2패 뒤 첫 승을 이끌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임현동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이 한 발 전진했다. 삼성은 2013 한국시리즈(KS)에서 2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3차전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두산의 실책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를 거친 뒤 시리즈 1, 2차전까지 잡았던 두산에는 뼈아픈 1점차 패배였다.

 장원삼은 1회 말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고 폭투까지 기록하며 무사 2루에 몰렸다. 초반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장원삼은 민병헌·김현수·최준석을 연속 플라이로 잡아 위기를 넘겼다.

 두산 선발 유희관도 3회까지 0-0 투수전을 이끌었다. 균형은 4회 초 삼성 공격에서 무너졌다. 박석민의 좌중월 2루타와 최형우의 중전안타로 무사 1, 3루. 채태인의 좌익수 플라이 때 박석민이 홈을 파고들지 못했다. 유희관은 이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박한이가 때린 땅볼은 병살타 코스였다. 그러나 두산 유격수 손시헌 앞에서 타구가 묘하게 튀었다. 손시헌이 공을 놓쳤다 잡아 2루에 송구했지만 2루수 오재원도 공을 떨어뜨려 주자가 모두 살았다. 이어 이지영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삼성이 2-0으로 앞섰다.

 이번에는 두산 벤치가 실책을 저질렀다. 박석민이 안타를 쳤을 때 정명원 두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유희관을 격려했다. 이어 이지영의 희생플라이 직후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포수 최재훈을 불러 지시를 내렸고 최재훈이 유희관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눴다.

 심판진은 두산 코칭스태프가 한 이닝에 두 번 마운드에 올라간 것으로 간주하고 유희관을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야구규칙 8.06에 따르면 감독·코치가 한 이닝에 같은 투수에게 두 번 가면 자동으로 투수교체가 이뤄진다. 또 감독·코치가 포수나 야수에게 갔고 대화를 나눈 선수가 다시 투수를 만나면 감독·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간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있다. 유희관 대신 변진수가 4회 초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두산 벤치가 경기 흐름을 엉뚱하게 만든 건 틀림없었다.

 삼성 박한이는 7회 초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도루와 폭투로 득점에 성공했다. 장원삼은 6과 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2실점으로 승리투수와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두산은 7회 말 홍성흔의 솔로홈런, 오재원의 2루타와 손시헌의 적시타로 2-3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8회 등판한 왼손 차우찬과 9회 나선 마무리 오승환에게 삼자범퇴로 막혔다. 25일 대구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투구수 53개를 기록했던 오승환은 이틀 만에 다시 등판해 위력적인 피칭을 뿜어냈다.

 두산은 아쉬운 패배와 함께 적지 않은 상처도 입었다. 주전 2루수 오재원이 7회 홈 대시하다가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주전 3루수 이원석은 2차전에서 왼 옆구리를 다쳐 3차전에선 아예 뛰지 못했다. 오재원과 이원석의 남은 경기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글=김식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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