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인 40대 3인의 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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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내외에 파문을 일으킨 「로저즈」발언 때문에 「유엔」군사령부엔 사견 통제령이 내려져 사견을 말하더라도 「미켈리스」사령관의 사전 원고 검열을 받도록 엄명-. 『「로저즈」소장의 발언이 사견인지 미 정부 의견인지 따지라』는 정내혁 국방부장관 지시에 따라 심흥선 합참의장이 「로버트·스미드」참모장을 불러 『직속 상관도 모르는 사견』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7월말 출국 때까지 함구령을 받은 「로저즈」 소장은 공교롭게도 6일이 그의 50회 생일. 「로저즈」장군은 『AP의 「화이트」기자와 말한 것이 그렇게 소상히 보도된 데 놀랐고 그 기사가 한국에 그 같은 반향을 일으킨 데 더욱 놀랐다』고 딴전을 폈다.
유진산·김대중 양씨의 화해로 진산 파동을 가라앉힌 후 처음으로 열린 7일의 의원 총회 분위기는 비교적 부드러웠다.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씨 등 세 사람은 서로 악수를 하며 김영삼씨가 김대중씨에게 『어째, 연락도 없느냐』고 하자 김대중씨는 『내가 술을 살 테니 한 자리에 모이자』고 했고 유진산씨는 웃음 띤 얼굴로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새로 단장된 신민당 회의실은 본 회의장에서 쓰던 책장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지역구와 전국구 순위대로 명패를 붙여 좌석을 마련했기 때문에 유진산 김대중씨는 나란히 자리를 같이했다.
간담회를 앞두고 6일 밤 주류의 유진산 양동 김영삼 고흥문 김의택씨 등이, 비주류는 7일 아침 김대중 홍익표 윤제술 김원만 김응왕 박병배 윤길중씨 등이 따로 모여 간담회 대책을 협의.
신민당은 2억8천여만원의 전국구 헌금 미납액 추징을 위해 특별 기구까지 두어 최종 시한인 이달 말까지의 완납을 독촉하고 있으나 과연 얼마나 거둬들일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하고 있다.
헌금의 반액 (1천5백만원)을 4일까지 납부토록 한 1차 시한을 지킨 사람은 김홍일 (1천만원) 김대중 (6백만원)인데, 징수위는 1차 시한을 15일로 연기했다.
납부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조치는 『일체의 당직에서 제외하는 등 당으로서 최대의 제재를 가한다』로 되어 있으나 미리 받아놓은 탈당계를 수리하는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 같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형편껏 성의는 보이겠지만 「당직」을 안 맡으면 되지 않느냐』는 태도.
정부·여당 간부들은 6일 저녁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저녁을 같이했다. 김종필 총리의 초청으로 전 국무위원과 공화당의 정일권 상임 고문·백두진 전 총리·당무위원이 자리를 같이한 만찬에는 박정희 대통령도 나와 한 영화를 보았으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경축 사절에 얽힌 얘기가 주 화제였다고. 「파티」가 끝난 후에도 백남억 당의장과 길재호 정책위의장·김진만 재정 위원장 등은 그 자리에 남아 김 총리와 늦게까지 술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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