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스포츠」판도에 새로운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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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 들어 각종 구기종목에서 전통의 명문들이 부진한 반면 무명의 「팀」들이 정상으로 부상, 「스포츠」계의 판도에 이변을 낳고있다.
야구에선 언제나 하위「그룹」에서 맴돌던 배재고가 지난 전국고교선수권대회 서울시 예선에서 강호 선린 상을 물리치고 「팀」이 최초의 우승, 그야말로 선수도 놀라고 「팬」들도 놀랐다는 것인데 그 후 농구·축구·배구에서도 계속 새로운 「팀」들이 정상에 올라 고교 「스포츠」에 활발한 판도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판도를 변화시킨 대회는 지난 20일, 부산에서 막을 내린 종별농구선수권대회.
여태까지 경복·양정·휘문이 주름잡던 남고부에서 배재가 인창에 100-96으로 이겨 22년만에 정상에 올랐고, 여고부의 이화도 쌍룡기 쟁탈 고교대회 우승에 이어 다시 신광에 한 「골」차로 이겨 47년이래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또 한일고교 교환대회 축구 예선에서 한양 공을 2-1로 누르고 일본행비행기를 타게된 중대부고도 기적적인 「팀」중의 하나.
구력이 불과 5년, 그 동안 하위에서 맴돌다가 대신·한양공 등 고교축구의 최강「팀」을 연거푸 물리치고 우승, 이에 열광한 3천여 재학생과 졸업생이 서울운동장에서부터 영등포 흑석동에 있는 학교에까지 시가행진 한 것도 이해가 된다.
야구에서는 고교선수권서 올 시 예선우승 「팀」인 배재 이외에 군산상과 충암고가 전국대회에서 큰 활약을 했고 배구에서는 고교 최강이던 대신·숭의·덕성이 내리막길인 반면 인창·남산공전·풍문이 등장, 새로운 판도변화를 일으켰다.
「스포츠」계에서는 많은 우수선수에게 장기간, 그리고 철저한 훈련을 쌓아야만 비로소 명문이 되기 마련인 것.
이러한 명문들을 연륜도 짧고 선수도 부족한 새로운 「팀」들이 능가했다는 사실에는 역시 고교 「스포츠」에서는 정신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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