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 부상…투자용은 "글쎄요"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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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경기를 전망하면서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은 괜찮으나 오피스텔·상가 등 투자용 상품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는 ‘묻지마 투자’가 어느 정도 먹혔으나 올해에는 사정이 판이하다. 값이 많이 오른 데다 경기사정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거용은 괜찮은데=아파트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서울의 입주량이 지난해보다 37%나 늘어난 1만8천3백여가구에 이르러 공급부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공급도 주요 대형업체들이 올해보다 30% 정도 늘릴 계획이어서 안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악재도 많지만 분위기를 띄울 재료도 항상 안고 있다.특히 오랫동안 굳어진 저금리 체제는 틈만 보인다면 언제든 집값을 들먹거리게 할 수 있다.부동 자금이 워낙 많아 재료가 있는 재건축아파트나 유망지역은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지역적으로는 행정수도 이전 가능성이 큰 충청권으로 이동이 예상된다”며 “실제 요즘 천안·아산·오송 등 이전이 예상되는 지역의 미분양아파트가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새 아파트 청약시장은 차별화가 이어질 전망이다.미래D&C 우명구 대표는 “입지·업체·규모 별로 수요가 크게 차이가 생기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여 선별 청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시세차익만을 겨냥한 청약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가 워낙 비싸졌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1차례 나온 동시분양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8백4만원으로 2001년보다 1백23만원이나 뛰었다.지난해 말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 평당 매매가인 1천38만원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주상복합아파트는 그런대로 괜찮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지난해 2만4천여가구를 내뿜으면서 열기를 주도했던 주상복합은 올해도 전국에서 3만여가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집중적으로 분양된 잠실 롯데캐슬골드,목동 현대하이페리온 등의 주상복합은 현재 5천만∼1억원의 프리미엄을 형성하면서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분위기에 편승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분양가가 많이 올라 시세차익이 없는 상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용은 ‘글쎄요’=대표적 투자상품인 오피스텔은 찬바람이 일 것 같다.요즘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오는 투자용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8만2천실이나 분양돼 공급과잉을 빚는 데다 금융권 대출도 까다로워졌다.올해는 4만1천여실이 입주하고 내년에는 6만6천여실이 들어선다.

공급은 넘치는데 주택의 대체시설로도 충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풍화산업개발 장붕익 사장은 “오피스텔은 편의성에서 주거용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업무기능을 갖춘 상품이 투자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상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투자환경이 썩 좋지 않다.분양받거나 매입하는 데 규제가 전혀 없는 것은 장점이나 은행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자기자본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도심상권은 침체하고 외곽상권이 활성화될 것 같다.한결인터내셔널 이준대 사장은 “기존 상가에 투자할 사람은 당분간 관망할 필요가 있고 새로 분양받는 상가는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상가에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부동산 경기 호전은 땅값도 많이 끌어올렸다.주택시장에서 빠져나온 뭉칫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역적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돌공인 진명기 사장은 “용도에 따라 토지시장이 차별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땅의 경우 과대포장되는 상품이 많으므로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스랜드)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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