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류학자 미드 흑인작가 볼드윈 흑백 인종문제논쟁 책 나와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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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흑인 작가와 여류인류학자의 인종문제에 대한 2일간 논쟁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져 나와 화제. 7시간30분의 테이프·레코드를 전사한 『인종에 대한 질책』이란 이 책은 볼드윈과 미드가 처음 가진 대면이었고 흑인남자와 백인여자의 흑백문제에 대한 논쟁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은 작가와 인종학자로서의 지성과 선의를 발휘하고 미국은 한계에 도달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즉 미국은 인종문제에 대해 편협과 위선을 즉시 중지하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것. 이처럼 서로가 의견의 일치를 보이면서도 두 사람은 몇 가지 점에 대해 두드러진 의견의 틈도 보였다.
첫째는 죄악에 관한 문제다. 볼드윈은 오늘의 편협한 생각들은 선조의 죄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드는 죄악과 무죄는 현실적인 것이며 자신의 의사가 아닐 때 죄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드는 진실과 신념으로 그의 논쟁을 끌고 나가면서 볼드윈을 압도한다. 자신이 결백할 때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드윈은 미국의 인종문제는 억압과 부조리의 끊임없는 연속현상이라면서, 이는 이성이나 개인적인 양심의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볼드윈은 개인적인 동기의 날카로운 판단을 작가적 재질로 나타내고 있다. 오늘날의 인종문제를 그는 역사적, 심리적인 접근법으로 추적한다.
그들은 윤리적이고 지적언어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서로 상대방에게 날카로운 가시를 숨기고 있다. 미드는 이를 통해 대화는 그 자체로 충분히 희망적 징조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볼드윈은 국민들에 대한 나의 분노를 책임과 윤리의 동물인 인간이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할 때에는 놀라지는 않는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원제 "a rapon race"리핀코트사간·2 56면·6달러95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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