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차관 또 9백50억불 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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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부 민간기업의 운영자금조달수단으로 한때 성행하던 현금차관이 69년11월의 「안정기반구축을 위한 종합대책」 실시이래 사실상 금지되자 최근에 와서는 기능면에서 현금차관과 동일시되는 물질차관이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외자도입정책상 커다란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7일 하오 외자도입심의위는 13건에 7천8백98만8천불의 상업차관도입과 22건에 9백69만불의 외국인투자계약 등 모두 35건에 8천8백여만불의 외자도입사업을 무더기로 승인했는데 차관중에는 동양화학, 삼양특강, 금성사 등 3개사의 물자차관 9백50만불이 들어있다.
업체별 차관금액과 내용을 보면 동양화학(대표 이회임)은 소다회생산원료인 공업염 1년 소요분 21만t 도입을 위해 3백만불, 삼양특강(대표 김두식)은 「스테인리스」강판원료인 「코일」도입을 위해 5백만불, 금성사(대표 박승찬)는 「라디오」·TV·냉장고·선풍기 등 성수기를 앞둔 가전제품의 시판용 부품 및 수출용 원자재확보를 위해 1백50만불을 도입키로 한 것 등이다.
이들은 모두 연리9%에 상환기간 6년 이내의 단기고리이며 또 차관선은 모두 「벨기에」·미국 혹은 서독에 적을 둔 제삼국법인으로서 물자차관이라고는 하지만 일단 현금차관으로 도입, 그 자금으로 제삼지역에서 인가된 물자를 도입하는 내용의 변질된 현금차관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금성사의 물자차관 중에는 수출용원자재가 80만불이나 들어있는데 금융정책면에서 대금 결제시까지 전액 지원되는 수출용원자재를 한걸음 더 나아가 물자차관으로 확보하기는 이번이 첫 「케이스」이며 앞으로 새로운 외자도입유형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주목된다.
외자도입심의위는 지난 3월에도 연합철강·일신산업·기아산업 등 3개사에 1천3백53만「달러」의 물자차관도입을 인가한바있으며 이로써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인가된 물자차관액이 2천3백만「달러」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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