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산씨 제명불복·당수직만 사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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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의 유진산 당수는 당수직 사퇴서를 내고 김홍일 전당대회의장에게 총선기간 중 당수권한대행을 맡기겠다고 했다. 유당수는 8일 하오 김영삼 이철승씨 등이 내놓은 ①유당수와 운영위부의장단이 사퇴하고 ②총선기간 중 당헌에 따라 김홍일 전당대회의장이 당수권한을 대행, 즉각 선거태세에 들어가야 한다는 수습안을 받아들였다. 양일동 고흥문 두 부의장도 이 안에 따라 사퇴서를 썼으며 홍익표 부의장은 8일 하오 3시까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7일 4인위서 당수권한대행을 건의 받은 김대중씨가 이 안을 받아들이면 일단 파동은 수습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김대중씨는 아직 이 안에 대한 수락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수습안은 8일 낮 김영삼 이철승 김형일 김재광 이중재 박영록씨 등 운영위원들이 조선「호텔」에 모여 마련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상오까지 유당수는 「즉각 사퇴」를 거부하고 『사태수습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나서고 김대중씨는 4인위 결정대로 유당수는 인책사퇴하고 당수권한대행을 자신이 맡을 뜻을 비쳐 정면대립 했었다.
유당수는 이날 아침 ①4인위 결정은 불법이며 ②당수직권으로 사태수습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하고 자신의 거취는 사태를 수습한 뒤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으며 김대중씨는 『유당수 퇴진을 관철하는 투쟁을 펴겠다』고 말했었다.
한편 7일 하오 6인위 「멤버」중 김대중 고흥문 홍익표 정일형씨 4인은 동교동 김씨 댁에서 모여 유당수를 제명하고, 김대중씨가 총선기간 중 당수권한을 대행토록 하는 수습안을 마련, 이날 하오 6시반 운영위에 올렸으나 양일동씨계 청년당원들의 난입으로 결정을 보지 못하고 도중 산회해 버렸었다. 하오 운영위를 열어 이 수습안을 토의한다.

<총선거부제의 군소4당, 신민에>
국민·대중·민중·통사의 4개 정당대표들은 8일 서울시내 「뉴서울·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신민당에 대해 5·25 총선거를 거부할 것』을 제의했다.
윤보선(국민) 이몽(대중) 성보경(민중) 김철(통사)씨 등 4개 정당당수들은 공동성명에서 『현재와 같은 정치풍토에서 야당은 총선거거부라는 비상수단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고 이같이 제의한다』고 밝혔다.
윤보선씨는 『그러나 공명선거가 보장될 경우 총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산씨 사퇴해야|김대중씨 이대로는 총선 못 치른다>
신민당의 김대중씨는 8일 『4인위가 과도적 당권을 나에게 위임키로 한데 대해 운영위원대다수가 찬성하고있으나 한 두사람과 더 협의한 후 오늘 안에 수락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해 과도적 당권위임을 받아들일 생각을 굳히고 있음을 비쳤다.
이날 상오 동교동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씨는 『유진산 당수의 의혹에 찬 지역구포기로 벌어진 신민 당내 사정은 유씨나 김대중 두 사람 가운데 하나를 택해 선거를 치러야할 중대한 고비에 이르렀다』고 전제하고 『유당수 아래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또다시 국민을 모독하는 일로 상상도 할 수 없으며 나는 이를 막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민당의 파동은 『유당수의 지역구 포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지 결코 전국구 인선에 대한 사소한 불만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지난 6일 밤 자신의 인책의사를 표명한 유당수가 이제 와서 태도를 표변하여 당권투쟁에서 빚어진 사태라고 말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떳떳찮은 태도』라고 비난한 후 『지금 상황아래서는 유씨는 이제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당수 회견>누명은 끝까지 규명|당질서 바로 잡는 것이 선결문제
유진산 신민당 대표는 8일 『혼란된 당의 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 선결문제이므로 오늘 중 수습위를 만들어 내 책임 하에 사태를 수습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도동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유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 『중대한 결심을 이미 했다』고 말하고 『그것은 정계은퇴, 당수직 사퇴, 전국구후보사퇴 등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도 있고 전체를 택할 수도 있으며 그밖에 다른 결단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당수는 7일 낮 한남동 그의 3남 숙소에 머물러 자택으로 돌아갔었다.
유대표 6, 7일 이틀간에 있었던 자신에 대한 제명 등 당내 움직임에 대해 크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내 결심은 서 있으나 나에게 온갖 누명을 뒤집어 씌워 이상한 장난을 하는 행위는 이 기회에 규명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일동씨의 탈당계는 법적으로 무효이며 탈당을 강요한 책임과 진상을 규명하여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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