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차이나 출연자들 한국서 한 달 훈련 … 뭘 먹는지도 다 보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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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차이나(我的中國星)’는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해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슈퍼스타K’의 포맷(프로그램 제작 구성안)을 수출한 한국의 CJ E&M은 ‘플라잉 PD(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연출자)’와 각 분야 제작진을 보내는 방식 등으로 이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끼쳤다. 중국 제작진은 한국이 창작한 프로그램 포맷을 어떻게 변형해 받아들이고 중국화했을까. 중국 후베이 성 우한 후베이TV 방송국의 리허설 현장에서 ‘슈퍼 스타 차이나’의 짱즈(藏志·35·사진) 연출책임자를 인터뷰했다.

 -프로그램의 성공 요인은.

 “출연자들이 한국에 가서 한 달가량 음악 훈련을 받고 헤어스타일과 패션도 한국식으로 바꿨다. 변신 과정을 중국 시청자들에게 자세하게 보여준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었다. 중국에서도 출연자를 변신시키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겉핥기 식이었다. 우리 프로그램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출연자가 뭘 먹는지까지 시시콜콜하게 보여줬다. 한국의 실력 있는 제작진이 도와준 덕분에 중국의 프로그램 제작 수준을 끌어올렸다.”

 -만약 일본 제작진이 한국 출연진을 일본에 데려가 일본식으로 변신시킨다면 한국 시청자는 좋아하지 않을 텐데.

 “중국은 한족(인구의 약 92%)을 포함해 56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여서 포용하고 융합하는 문화적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젊은이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특히 높다. 한국의 수많은 드라마와 예능이 중국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중국의 문화 및 가치관과 거의 충돌하지 않아서다. 한국에 남아 있는 어른에 대한 공경 같은 유교적 문화 전통이 중국인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과 부합한다. 일본도 아시아에선 문화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이지만, 자극적인 예능 감각만 너무 발달했다는 문제가 있다. 중국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건 예능 속의 정(情)인데 일본 프로그램엔 그런 따뜻함이 없다.”

 -슈퍼스타K보다 슈퍼스타 차이나에 더 많은 정이 녹아 있는 듯한데.

 “중국 관객은 너무 악랄하게 평가하거나 프로그램 분위기를 암울하게 끌고 가는 데 대한 반감이 크다. 독설보다는 진실한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시청자는 심사위원들끼리 주고받는 이야기와 행동에서 나오는 재미를 중시한다. 단순히 포맷이나 언어를 바꾸는 게 아니라 중국 정서에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중국화라고 생각한다.”

 -중국 시청자는 프로그램의 어떤 측면을 중시하나.

 “중국시장에서 스토리는 이미 식상해 먹히지 않는다. 출연자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리얼리티의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 결국 예능도 사회를 반영한다.”

우한=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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