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있는 아침 식탁을|개선해야 할 식습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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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학생들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선 아침밥을 전혀 들지 않거나 먹어도 뜨는둥 마는둥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영양학자들은 이러한 경향이 신체에 커다란 지장을 준다고 경고하고 「아침식사를 충실하게」하는 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아침을 가볍게 들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유럽」에서 밤늦게까지 「파티」를 겪고 아침 늦게 일어나 차 한잔 정도로 아침을 매웠던 습관에서였다. 이것을 보통 「콘티넨틀·플랙파스트」 라고 부르는데 20세기에 들어와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아침 일찍부터 일이 시작되어도 이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1950년께부터는 미국의 영양학자들이 앞장서서 아침식사를 충실하게 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영양학자들은 한 국민학교를 「모델」로 학교에서 강제로 아침밥을 먹이는 반과 전혀 간섭하지 않는 반을 구별하여 실험한 결과 아침 밥을 먹는반 아동들의 성적이 월등하게 좋을 뿐 아니라 창의성·끈기성도 뛰어난다는 것이다. 1966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열렸던 세계 영양학회 대회에서도 「코피」1잔 빵 한조각의 「콘티넨틀·블랙파스트」가 편식과 「비타민」 무기질부족 등 영양적으로 좋지 않다고 지적하여 과일 채소를 보충하는 개선책을 논의했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서구의 영향을 받아 간단한 양식으로 아침을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리하여 60년대 말에 들어와 후생성·문부성·영양사회가 주동이 되어 「영양을 갖춘 아침밥을 먹자」는 운동을 벌이고 각 학교·직장에 기초식품 6가지가 포함된 아침을 들자는 「포스터」를 보내 계몽하고있다. 6가지 기초식품은 ①연황 생야채 ②과일 ③육·어·난. 두 ④곡류 ⑤우유·유제품 ②유지 등을 틀고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8·15이후 시간생활을 하는 층이 많아지고 서구풍에 들어와 요즘 도시의 상류층은 거의가 「토스트」와 「코퍼」정도의 아침을 들고 있으며 대부분의 직장생활자들도·아침을 굶거나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아침식사를 이렇게 소홀히 하는 이유로서는 첫째 「식욕이 없다」는 것과 「시간이 바쁘다」는 것을 크게 들고 있다. 그밖에도 주부가 직장을 나가는 경우 소홀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양학자 이기열씨(연세대)는 아침식사를 소홀히 하면 하루 일의 능률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특히 사무직은 오전중에 일의 집행량이 많아 「에너지」 소모를 부담할만한 식품공급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인체 속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포도당(혈액 중의 0.1%)이 즐어들면 두뇌작용이 쇠퇴하고 집중력이 없어진다. 피하지방이나 간에 저장된 포도당은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로 전환되기 어렵기 때문에 아침밥을 굶을 경우 즉각적으로 저혈당증이 일어나고 몸에 영향이 와서 능률 저하를 가져온다.
하루 세끼의 간격을 볼때 저녁을 먹고 그 이튿날 아침까지의 시간이 가장 길다. 거기다가 아침밥을 소홀히 하고 점심까지 버틴다는 것은 영양 공급상으로 상당한 「언밸런스」다. 종래의 식습관은 저녁을 가장 잘 먹고 다음이 점심·아침 순인데 영양학자들은 활동이 심한 아침·점심을 잘 먹고 저녁은 가볍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녁을 잘먹는 습관은 온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잇점으로 가정의 화목을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가 있는데 꼭 잘 차려먹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요즘 서구에선 아침·점심을 잘 먹고 저녁을 적게 먹는 것이 비대증을 막는 방법으로 채택되고 있다. 저녁을 많이 먹게 되면 활동을 적게 하기 때문에 식곤증과 위에 커다란 부담을 주어 소화에도 좋지 못하다. 한창 자라는 어린이들에겐 두뇌 활동을 둔화시켜 지능 발달에도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식습관은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악습관을 물려주지 않도록 그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영양있는 식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빵같은 것은 부모들이 즐기지 않는다고 어린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안 먹인다면 영양상의 큰 손해다.
아침식사를 은 가족이 충분하게 하는 방법은 시간적으로도 여유를 갖게 30분 정도 더 일찍 일어나는 훈련을 하는 일과 식욕을 돋우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식욕을 돋우기 위해선 주부가 부엌으로 나가 우선 온 가족이 「메뉴」에 흥미를 갖도록 매일 변화 있는 식단을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저녁 반찬값을 줄이는 대신 아침상에 신선한 아채와 단백질을 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충분한 영양」을 위해선 「칼로리」에만 집착하지 말고 무기질·「비타민」도 부족하지 않ㄴ게 골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 꼭 양식으로 우유·빵·달걀이 아니더라도 된장국에 밥·채소 등 절충식으로도 변화있게 식욕을 돋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채소조리가 다양하게 발전되지 못하여 주부들이 손수 연구해가면서 입맛에 맞고 영양있는 요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윤호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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