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이유 알아야 선거 협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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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운동을 하자면 선거인명단의 입수는 기본요건이고, 그래서 선거인명부 사본도 떼어 주도록 되어있는데 신민당의 공천 미정구에선 이 기본태세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2일로 마감되는 선거인명부 사본 신청을 낸 곳은 공천이 확실한 1백여 지구당뿐이고, 나머지 50여재 지구당은 지구당간부들이 공천심사를 지켜보기 위해 상경 중이어서 선거인명부확보는 아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형편.
선거인명부 사본신청은 1인당 1원20전 꼴로 최소한 한 지역구의 명부를 확보하려면 약10만원의 경비가 든다.
김수한 대변인은 『공천싸움 때문에 선거인명부 조차 손에 넣지 못하고 있는 50여개 지구당은 사설상 무방비상태며 적어드 몇백만 표가 좌우되는데 이에 대해 당에서 신경을 안 쓰고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실토.
신민당의 공천심사에서는 최근 공화당을 탈당하여 신민당 공천 신청을 낸 사람들 문제에 가장 잡음이 많았다고.
공천 경쟁자들은 『이 사람들이 공화당 공천자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사꾸라 후보』라는 등 갖가지 모략이 끊일 새가 없었다고.
그러나 실지 심사에 들어가자 공화당 낙천자들이 대부분 상대적으로 자국 능력이나 당선가능성에서 조건이 좋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김영삼·이철승씨가 『공화당 낙천자는 공천하지 말자』는 주장을 강력히 내세웠으나 현 지구당 위원장이 추천한 강대헌씨(남제주)를 비롯해 신관우(청원) 엄정주(영월광선) 진의종(고창)4씨는 공천하게 될 것이라고.
한편 공천신청서에 각자 자금 사정에 관한 진술서를 내도록 했는데 반수이상이 2, 3천만원이고, 몇 사람은 2억원을 조달할 수 있다 해서 심사위원들은 『진술서를 믿는다면 야당도 본 걱정을 안해도 되겠더라』고 쓴웃음.
공화당 낙천의원들이 「ㅗ7 구악부」를 만들어 자주 모임을 갖자 당간부불은 이에 적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낙천의원 약25명은 지난2월17일 친선 「골프」를 치고 그 날짜 이름을 따, 친목단체로 「17 구락부」를 만들어 안동준 의원을 대표로 정하고 호남·영남·기호 지방별 간사를 선출하고는 지난25일 다시 모임을 갖고 당 간부들에게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키로 결의하고 나섰던 것.
『선거에 협조하라고 하지만 어떤 협조를 하라는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묻고, 또 협조하자면 우선 낙천이유를 묻는 유권자들에게 경위를 설명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당 간부들을 만나자는 것』이라는게 이들의 말.
당 간부들은 의원 총회 소집이 어렵다고 보고 개별적인 접촉을 벌이고 있는데 「17구」측은 의원총회가 안되면 낙천 의원회의에 당 5역이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당의 반응이 냉담하면 제명원을 내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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