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개 육종|이순형(한국축견협회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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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나라 유일의 토종이며 천연기념물 제53호로 보호를 받는 진돗개는 성격이 야성적이어서 번견(번견=집 지키는 개)이나 사냥개로서 일반의 애호를 받아왔다.
한동안 이 진돗개가 그 산지인 진도에도 2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자 67년부터 진돗개 보호육성법이 제정되어 살륙은 물론 육지로의 반출이 금지되었었다. 다른 곳에서 진돗개의 모습이 거의 자취를 감춘 사이에 진도에서는 진돗개보육조합의 보호로 놀라운 숫자로 번식, 현재는 6천여 마리로 불어났다 한다.
현재 한국축견협회는 진돗개 보호육성법의 취지에 따라 등록료를 셰퍼드나, 포인터, 도벨만 등 외국 유명견공과 구별, 5분의1정도만을 받고있다.
진돗개의 반출결정과 함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혈통개량과 보호 문제인 것 같다.
진돗개에는 황구, 백구, 흑구 등 세 가지 견종이 있는데 대체로 성격을 구분하면 황구는 용맹하여 집 지키는 개로 애호를 받고 있고 백구·흑구는 민첩하여 사냥용으로 주로 쓰인다. 원래 개는 가축의 하나로 어디까지나 인간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주인의 말을 잘 듣고 번견·수렵견 등 사역범위가 넓은 것이 더 좋은 개로 인정받고 있다. 셰퍼드, 포인터, 도벨만 등 주로 유럽이 생산지인 유명 견들도 수 백년 동안 꾸준한 혈통 개량 끝에 소질개량·강인한 체질·복종심 등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에 이른 것이다. 진돗개도 세 가지 종류의 특성을 세밀히 연구하여 혈통을 개량하는 것이 외국 견종과 겨루어 국제무대에 군림할 수 있는 길이며 여기에는 적극적인 국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도시에 세워질 진돗개·센터에서는 견종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한 권위자들을 참여시켜 혈통보호 및 개량·표준제정·품평회개최 등 꾸준한 사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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