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된 야당가|신민 공천자 채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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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오는 총선거에 나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공천심사에 들어간 신민당은 공천 자를 3월초 대통령 선거 대책위원장으로 임명, 확정할 예정이다. 24일부터 심사에 착수한 공천심사 10인위는 공천요강작성4인 소위가 마련한 9개항의 심사기준과 조직 국이 제출한 지구당별 감사보고서 신청서류, 시도지부위원장의 의견 등을 심사자료로 삼고 있다. 9개항의 심사기준은 ①당성과 투쟁경력 ②조직기반 및 선거구민의 신망도 ③각종선거의 출마경력, 당락 및 득표 상황 ④선거자금의 조달능력 ⑤평상시의 지구당운영 및 조직관리상황 ⑥당으로부터의 징계사실유무 ⑦지역구의 인적 또는 지역적 특수 사정 ⑧국회의원 선거법 및 정당법상의 결격유무 ⑨사실관계 등이다.
10인위는 이처럼 자세한 참고자료를 심사에 적용키로 했지만, 주류와 비주류관계, 선거후의 당권장악 문제도 곁들여져 잡음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이점은 지난번 25개 사고 및 증설 구의 조직책선정과 선거대책기구인선 과정에서도 나타났었다.
공천 심사는 물론 전국1백53개 지역구를 모두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책적으로 거물 내지 재야사람을 내세워야할 필요가 있거나 취약지구로 알려져 있는 40개 내외의 지역구만이 그 대상이 되고있다.
따라서 현재 지구당위장이 있는 대부분의 지구와 새로 조직책이 임명된 14개 지구 등 1백10개 정도의 지역구는 공천 심사에서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공천 신청을 낸 사람은 4백명을 약간 넘어 평균 2.8대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데 10인위는 공천신청을 내지 않은 현 지구당위원장과 당내중진 및 일부 재야인사들을 공천심사대상에 넣고 있어 40여 개의 정책 및 문제지구의 경합은 상당히 치열하다.
신민당은 또 공화당공천에서 탈락한 현직의원을 포함한 10명 가량의 낙천자들의 입당교섭을 곧 매듭지어 공천심사에서 고려할 계획이다.
신민당에서 입당 교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화당 낙천자는 박종태(광산) 안동준(괴산) 이남준(진도) 이신재(구례·광양) 김달수(무소속·공주) 정헌조(영광) 조병후(고창) 신관우(정원) 황호현(횡성·정선) 엄정주(영성·평창) 임병수(북 제주)씨 등인데 이들 중 황호현씨는 이미 신민당에 공천 신청을 냈으며 상당수의 사람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 같다.
문제지구는 정책구인 서울 종로와 영등포정구를 비롯하여 경기 4, 강원 4, 충북 3, 충남 4,전북 4, 전남 7, 경북 7, 경남 6개 등이다.
한편 신민당 현역의원 중 공천신청을 않은 김홍일(마포) 김정렬(인천갑) 편용호(전국구) 이민우씨(전국구) 등과 김상돈·윤길중·김선태·김의택·신도환·김판술·권중돈·이세규·전기철씨 등 신청서를 내지 않은 당 중진들 중 대부분이 전국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민당은 전국구 공천에 있어 당 중진과 직능대표 형식의 재야 각계 인사를 중심으로 하되 사무당료도 몇 사람 포함시킬 계획인데 3월중으로 내정, 대통령선거 직후발표 할 예정이다.
신민당은 이번 공천에서 개표구별로 대통령선거 대책위원장을 임명, 대통령선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며 대통령 선거의 득표가 부진한 위원장은 공천을 취소, 교체할 계획이다.
전례에 없던 개표구별 선거대책위원장의 임명은 대통령 선거 득표를 위한 능률적인 조직관리를 기하자는 것이지만, 공천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과 또 2명의 선거대책위원장 간에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10인위는 오는 28일까지 일단 공천심사를 완료할 계획이나 정책 구를 포함한 몇 개 지구는 비워두었다가 유진산 대표와 김대중후보의 재량에 맡길 것 같다.
이 경우, 지난번 선거대책기구 인선에서처럼 조정이 쉽게 끝나지 않아 잡음만 오래 끌게 되지 않을까…하는 점을 벌써부터 염려하는 이가 있다. 그래서 10인 심사위원 가운데는 당수·후보에게 넘긴 미 정구를 최소한으로 줄여야겠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신민당의 공천 신청자 4백여명은 요즘 공천심사 10인 위원들의 주변에 문전성시를 이루며 붐비고있는데 10인위의 구성비율로 보아 주류쪽(양일동·김영삼·김재광·이중재·윤제술·박영록)이 6대4로 비주류(정일형·이철승·김원만·김응주)보다 우세하여 공천심사결과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하고 있다.<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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