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한 노래 전국에 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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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법 협상의 타결을 본 중진 회담은 여-야가 각기 등뒤에 고위층의 눈총을 느끼면서 긴밀한 전략 회의 끝에 이루어졌다.
휴일인 이날 하오 2시 양당 사무 총장이「뉴·코리아·호텔」에서 최종 절충안을 다듬은 뒤 여야는 국회의 공화당 원내 총무실과 신민당 대표 위원 실에서 각기 구수 회의를 했다. 신민당 전략 회의에는 유진산 당수와 김대중 후보가 참석했으며, 두 사람은 밤늦게 협상이 결말 나기까지 중간 연락을 받고 있었다.
밤 8시 반부터 9시 반까지 중진 회담은 정회되고, 그 사이에 길재호 사무 총장과 오치성무임소 장관은 청와대에 올라가 박정희 대통령의 양해를 받았으며, 신민당 대표들은 3층 대표 위원 실로 올라가 김 후보를 설득.
혼합 개표제의 고수를 주장하던 김 후보는『대통령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에 정치풍토를 고쳐놔야겠다』고 완강히 버티다가『섭섭하지만 다수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양보했다는 것.
14일의 공화당 당무 회의는 강·온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던 지난번 회의와는 달리 협상 주역들에 박수를 보내고 짤막하게 끝났다.
당무위원들이 주고받은 대화들을 추려보면
△김성곤=오 장관, 어제는 강경 논을 폈소? 온건 논을 폈소?
△오치성=자꾸 나를 강경하다니 곤란합니다.
△김진만=어제 보니 오 장관은 온건 논 자더군.
△오치성=자꾸 강 경, 강경 하는데 불의에 강경하고 정의에 온건한 게 내 입장이오.
△김성곤=이제 우리 당에는 강·온이 모두 용해됐소.
△박준규=이제부터 트집 잡지 말고 잘해가자는 의미에서 협상 대표에 박수를 해줍시다.
선거가 가까워지자 여-야 의원들은 저작 등 이색적인 활동이 활발하다.
공화당의 최두고 의원은「인산 잡기」, 장승태 의원은「자주 조직」, 신민당의 정일형 의원은 반생기인「오직 한길로」란 책을 냈고 박병배·김상현 의원 등은 이미 낸 책의 후편을 준비중.
또 차지철 외무위원장은 자신이 작사하고 김희조씨가 작곡한「조국의 찬가」와「민족의 노래」를 지구당에 보급하는 한편 전국 국민학교와 군부대에 디스크를 보내고 있다.
한편 이현재 의원(공화)과 유호필 공화당 부산 동구위원장은 신참 유권자와 제대하는 유권자들에게 축하편지 공세를 벌이는가하면 이병희 서상린 의원은「사진으로 본 활동 보고서」「지방 공약 사업 일람표」를 지구당에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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