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에 남긴 몇 가지 신기록들|첨단 공법의「매머드」정부 종합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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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앙청 앞 정부종합청사는 준공을 앞두고 마감 손길이 한창이다. 철근「콘크리트」기둥을 올릴 때 하도 속도가 빨라서 시민의 눈길을 모았던 이 건물은 새로운 공법을 구사하여 이채롭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케이슨 기초>
이 건물의 기초는 암반 위에 세워져 현재의 19층위에 10층은 더 올릴 만큼 튼튼하다. 기초가 받칠 수 있는 하중은 17만t. 건물에는 잘 쓰지 않는「케이슨」감초를 썼기 때문이다.「케이슨」에 법은 20여 년 전부터 주로 교량과 항만공사에 써왔다. 직경 2m의 속이 빈 철근「콘크리트」기둥을 땅에 세우고 그 내부의 흙을 파묻어 간다. 기둥은 주저앉으면서 땅 속으로 들어간다.
암 층까지 파 내려가는데 암 층도 경질화강암의 표면을 50㎝ 더 판 후「콘크리트」기초를 하고「케이슨」기둥 속을「콘크리트」로 채웠다. 가장 깊이 내려간「케이슨」기둥은 24.6m 낮은 것은 5m, 평균 16m의 기둥이 52개 땅 속에 박혔다. 다시 지하 13m에 철근「콘크리트」기초 반을 만들어 이 돌기둥을 함께 얽어매 놓았다. 개당「케이슨」기둥이 지탱할 수 있는 하중은 3천2백86t, 52개의 총량은 17만t이다. 후에 착공한 것이지만 삼일「빌딩」도「케이슨」에 법의 기초를 섰다. 우리 나라의 지질이라면 보통 15층 이상건물에 쓰는 것이 좋다. 종합청사의 높이는 지하 3층 지상 19층, 옥상 탑 3층, 총 25층에 96m다.

<슬립·폼 공법>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슬립·폼」공법. 보통 건물을 올릴 때는「콘크리트」를 굳히는 거푸 집을 나무로 짜「콘크리트」가 굳으면 다시 품어 그 위에 짜 올라간다. 그러기 위해서는「비 개」(나무 또는「파이프」로 건물의 부를 얽어 맨 것)를 둘러야했고 자연 작업 능률이나 시간·경비가 들었던 것.
「슬립·폼」이란 통째로 전면을 씌운 가동 식「거푸집」이다. 이 속에「콘크리트」를 붓고 굳으면 유압「자크」로 일제히 수직으로 올린 후 다시「콘크리트」를 붓는다. 1백80개의「자크」에 연결된 유압「펌프」는 평방㎝당 1백∼l백50㎏까지 압력을 가해서「슬립·폼」을 들어올린다. 이 공법은「스웨덴」「비깅」사의 특허를 빈 것으로「비 개」를 조립할 필요 없이 알몸 그대로 쑥쑥 솟아오른다.
조 결제를 섞은「콘크리트」가 굳는 속도에 맞추어 치솟기 때문에 하루 평균 2m씩, 50일이 채 못되어 96m의 골조가 완성됐다. 공형 기문은 재래식의 4분의1, 공사비는 58%로 족하다. 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보급됐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완성된 골조는 52개의 기둥.

<본·타일 공업>
이 기둥은 모두 밖으로 나와 있어 내부에는 일체 기둥이 없다. 강한 지 지력을 잦는 U형 (단명이)의 기둥은 수직선을 강조하여 힘찬 약진을 상징한다. 외 장 처리는「본·타일」시공 법을 적용, 우리 나라에 많은 화강석의 감각을 살리면서 중앙청과 조와를 꾀했고 정부 청사로서의 품위를 살리게 했다.
「본·타일」공법은 일본 모 회사의 특허로「콘크리트」에 바로 화강석의 감촉을 살리는 외상 법이다.「콘크리트」를 다듬은 후 접착하기 좋게 기초 제를 칠한다. 그 위에 흑백의「플라스틱」을 뿜어 굳히면 한 눈에 화강석 조각을 붙여 놓은 것 같다.
외벽은 기둥과 유리창뿐이다. 벽을 따로 쌓은 부분이 없다.
측「커튼·월」(커튼처럼 늘어진 벽)구조를 채택했다. 일반 공법에서 벽이 주체건물의 지 지력을 분담한다. 벽이 건물을 일부 받쳐 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커튼·월」을 전혀 건물의 지 지력과는 분리됐다. 다만 의부와 막는 작용만을 한다. 즉 외벽 체와 창을 겸하며 자체하중 및 풍압 등의 자연력 이외의 하중은 받지 않는 금속 물에 유리를 끼어 벽을 만들었다.
「커튼·월」은 하중을 받는 일반벽보다 공사기간이 짧고, 벽 자체의 중성을 가볍게 하며 벽이 얇아 평면의 유효 사용 율을 높여 주는 잇 점이 있다.
이 건물을 내부에 전혀 기둥이 없고 방 사이를 막는 고정 벽이 없다. 최대한 공간을 이용하게 했다.
즉 이동 칸막이로 공간을 구획하여 기구 개편 등 필요에 따라 임의로 간을 막을 수 있다. 칸막이를 이동하는데는 파손·칠 등의 손해가 전혀 없다.
이처럼 새것을 많이 간직한 건물이지만 주위환경 및 도시계획 적인 문제가 약간 운위되고있다.
외모가 우선 무성격하다고 건축가 김중업씨는 말한다.「플러스」도「마이너스」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앙청 정문의 납작한 광화문과는 부조와 한 맛을 준다는 것. 그 보다는 앞으로 생길 건설부자리의 청사와 함께 관아 가를 이룬다면 부근일대를 녹지감화하고 시민이 즐겨 쉬도록 개방하여 관과 민이 친근할 수 있게 하자고 제언한다.
딱딱한 울타리는 마음의 울타리 같은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한편 연세대 도시계획 연구소장 노정현 박사는 관아 가에 사중 할 교통량에 대비하여 현재 홍제동 방면, 회화동 방면, 세검동 방면,「스카이웨이」방면의 경유 노선을 밖으로 돌리고 뒷골목을 대로 화하여 간 선로에의 집중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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