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버그먼」이 말하는 현대영화의 「성과 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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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나는 첫번째 남편과 이혼하기 벌써 오래전에 두번째 남편의 아이를 낳았읍니다.』 지금으로부터 21년전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와의 「스캔들」로 온세계 「팬」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잉그리드·버근먼」양의 술회다. 그가 이러한 염문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오늘의 영화윤리에 대해 의견을 말하기를 아직도 꺼리고 있으면서도 「성과 폭력」으로 가득 찬 요즈음의 영화추세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하고 있다. 『사랑의 이야기는 한남자와 한여사가 손을 잡거나 또는 단지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층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침대로 뛰어들 필요가 없어요. 내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들은 옷을 벗은 것들은 아니었어요. 』 그는 계속 나체를 요구하는 영화를 반대하면서 『나체나 반나체로 출연할 것을 요구받지만 전혀 응하지 않겠어요. 지금 뿐 아니라 젊었을 때라도 응하지 않았을 것』 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요즘 영화들이 추태를 보이기 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쇼크」를 받는데 아마도 모든 관객들도 「섹스·신」을 볼때는 자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스웨덴」 영화 「나는 알고 싶어오」가 있어요. 나는 그것을 보러가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떼지어 그 영화를 보러 들어갔지요. 감상한 뒤에는 아무도 「아름다운 영화였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단지 「그 영화가 어떤지 보면 알게 된다」고 말할 뿐이었지요.』 『그러나 저는 영화검열은 반대해요. 영화제작에 어떤 관에 의한 기준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계적인 경향은 그대로 자기의 길을 가도록 허락해 두어야 하지요. 그 대신 영화제작자들이 좀더 좋은 취향을 갖고 만들기를 바랄 뿐입니다. 』
「버그먼」양은 「프랑크·제피렐리」가 만든 『로미오와 즐리엣』이 감동적인 영화였고 주인공들은 무척 아름다왔으나 그들이 나체로 침대속에 들어 있을 필요는 없었다고 개인적인 소견을 말한다.
그가 영화 「스트롬볼리」를 찍던 21년 전에는 미국의 영화윤리규정은 대단히 엄했었다. 결혼한 부부의 침실이더라도 침대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따로 떼어 놓았어야 할만큼 믿기 어려울 만큼 엄한 것이었다. 또 「키스·신」도 시간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키스」할 때마다 시간을 재야만 했다.
『폭력도 마찬가지로 참고 보기가 어려워요. 나이가 들면 민감해지는가 봅니다. 나는 슬퍼서 우는 장면을 보고 우리 아이들은 웃어요. 가장 잔인한 모습을 담은 「몬도카네」 를 나의 아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볼수 있으니까요. 자녀를 기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그들은 폭력영화를 보고 그대로 배우게되죠. 어른들이 범하는 「위선」까지도 모두 보고 듣게돼요. 나는 한번도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한적이 없어요.』
그는 자신의 연기의 한계를 알고 있다고 고백한다. 슬픔이나 가혹한 장면의 연기를 할 수 없고 「로렌스· 올리비에」나 「앤터니· 퀸」같은 성격배우가 못 된다는 것이다. 『「리즈·테일러」가 맡았던 「버지니아·울프」의 역할도 그처럼 야성적으로 해낼수 없읍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잔·다르크」역에 온통 바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잔·다르크」를 존경했었고 그의 고향까지 가 보았기 때문에 그역을 맡았을 때 감사하게 생각했고 헌신적으로 연기 할 수 있었다. 『질이 나쁜 연기를 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입니다』 때론 기분도 언짢고 개인적인 문제가 끼어들기도 하나 연기하는 매일매일이 최선을 다한 하루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레이디즈·홈·저널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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