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공기업의 경영 성패 중소기업 협력에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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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1본부장

어느 저녁자리에서의 일이다. ‘동반성장’이라는 화두를 놓고 분분한 얘기 도중 교수 한분의 건배사가 바로 ‘동반불패’였다.

특히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실천의지는 매우 중요하다. 100조원에 달하는 공공발주 규모, 준 정부기관 성격 및 위상을 고려할 때 동반성장의 선도적 역할은 향후 정책실패 여부를 좌우할 가늠자라 할 것이다. 다행히 LH, 도로공사, 한국전력, 발전사 등 공공기관이 동반성장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판로개척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제도 개선 노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먼저 분리발주 확대다. 소위 ‘턴키’로 불리는 일괄발주는 특정 품목·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임에도 직접 공공기관과 계약주체로 참여하지 못한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공종 및 제품별로 분리해 발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기업 스스로 발주자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일괄발주가 이뤄져도 대기업은 행할 수 없고, 각 공종·제품별로 중소기업에 재하도급을 줘야 한다. 이때 비용이 증가하면 정산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다. 발주자인 공기업의 역할이 절실하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계약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

동반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일방의 시혜와 지원이 아닌 목표 공유, 실천 공유, 실적 공유, 장기적 비전 공유가 바로 ‘동반성장’ ‘동반불패’의 요체라는 생각이 든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1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