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운동론의 때늦은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그 동안 매일 아침 김정렴 비서실장이 주재했던 청와대수석 비서관회의는 2일부터 매주월요일회의만은 박대통령이 직접 주재키로 되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청와대 내부문제를 포함한 사소한 문제들을 일일이 서류보고 하는데서 오는 번잡을 피하고 중요문제에 대한 토론도 활발히 하기 위해 취해진 것인데 비서관들 사이에선 이 회의를 주례조회로 부른다.
금년산 추곡수매가를 7천원으로 결정한 정부·여당 연석회의는 2일 아침의 첫 번째 주례조회 에서 수매가에 대한 관계부처간의 의견에 관해 담당수석비서관인 정조영 비서관의 보고를 받은 박대통령이『오늘 중으로 회의를 소집, 최종결정을 짓자』고 말해 이루어진 것.
공화당의원들은 김대중 신민당대통령후보의 향토예비군폐지주장을 이구동성으로 비판하면서도 여기에 말려들지 말자는 온건론이 많다.
3일 상오 중앙당 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는 정일권 총리· 최규하 외무· 박경원 내무·정내혁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을 간추리면-
△차지철=예비군폐지주장은 위험한 불장난이지만 이 문제에 개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박주현=미국에서 68년 선거에 당시 존슨대통령이 닉슨에게 국정을 브리핑 해주었듯이 우리 당국도 야당에 안보문제를 설명해주어 무모한 주장을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윤재명=야당이 어떤 문제를 발표한 후에 뒤쫓는 것보다는 이중곡가제와 같이 선제조처를 취해야한다. 신민당의 광주유세는 전남도민들의 평소불평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
△이백일=일부 국민들이 국정에 불평하고있는 사실을 정부여당은 바로 보아야 한다. 김대중씨가 기자회견 할 때와 중앙선관위에서 지방유세를 사전선거운동방향으로 해석 내렸을 당시에 문제를 삼지 않고 이제 와서 논의하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
○…예비군을 폐지하고 4개국에 의한 전쟁억제보장을 받겠다는 김대중씨의 발언을 공화당이 문제삼자 신민당 안에는 이것이 당론인가의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
2일 열린 중진회담에서 공화당 측이『신민당이 무책임한 발언으로 선동만 하고 다닌다면 선거법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신민당 안보소위위원장인 정일형 의원은 『15만 감군 문제는 나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고 정해영 총무는 『예비군 폐지 문제에 대한 당론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으나 문제는 폐지에 따른 대안의 내용』이라고 했다.
15만 감군 문제에 대해 정 총무는『정책심의회가 당 간부들과 상의도 없이 지난9월말 후보지명 전당대회에서 불쑥 내놓아 검토해볼 겨를도 없이 통과돼버려 마치 당론처럼 돼 버렸다』고 사정을 설명.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