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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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의 대통령 후보지명대회는 유진산 당수가 조정을 통해 김영삼씨를 추천했으나 김대중씨가 실력 대결 끝에 1차에서 두 김씨 모두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함으로써 심각한 문제를 남겼다. 표결결과는 총 투표 8백85표 중 김영삼 4백21, 김대중 3백82, 기타 82(그 중 78표는 백지)로 과반수인 4백43표에서 김영삼씨가 22표 모자라 2차 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에서는 기타가 그 방향을 정할 것이기 때문에 두 김씨 중의 1인으로 판가름이 날 것 같다.
2차 투표에서 결말이 나지 않으면 당헌에 따라 3차에서 결선 투표를 하게된다.
1차에서 결말이 나지 않은 것은 김영삼씨가 주류의 지지를 근간으로 했으나 노장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이철승씨 쪽이 백지 투표를 많이 했으며 김대중씨는 자기 기반에 반 진산 연합 세력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표결의 결과는 누가 지명을 받을 것인지를 예상키가 어렵게 됐는데 김영삼씨가 지명을 받게 되더라도 유 당수의 당 지도권에 대한 반격이 세찼다는 데서 당내 지도권이 문제로 남으며 김대중씨가 지명, 당수의 사실상의 공식 추천이 뒤집어질 때는 유 당수의 사퇴 등으로 당 지도부 개편을 위한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져 신민당은 더욱 심각한 격동에 휩쓸리게된다.
유진산 당수는 치사를 통해 김씨 추천 경위를 보고하고 『우리 당의 기수를 선출하는 시점에서 신민당이 해야할 일은 국민이 기대를 걸 수 있도록 국민과 혼연 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당수는 『내년 선거는 정권교체의 차원을 넘어선 민족의 사활이 걸린 민족의 제전이며 이를 더럽히는 자는 중대한 역사적 죄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문제를 둘러싸고 그동안 당 내외에서 곡해와 혼미가 있었던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한 유 당수는 『설사 내가 과반수를 얻더라도 이를 사퇴하고 다른 유명한 인사를 밀기로 결심한 내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대회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대통령 후보 선출이 있은 뒤 지명자로부터 후보 수락 연설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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