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기업도시·혁신도시, 분양시장 군불 지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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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에 짓는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 인기다. 사진은 최근 광주전남혁신도시에 분양된 우미린 견본주택.

가을철로 들어서면서 성수기답게 주택 분양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기업도시·혁신도시 등 개발호재가 많은 지방 분양시장에 알짜 물량이 대거 포함돼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의 최대 강점은 꾸준한 인구 유입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기업도시 등은 배후수요가 풍부하고 교통·상권·교육 같은 주거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청약 때 수요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지방에서 55개 단지에 총 3만8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2만8000여 가구다. 기업도시·혁신도시와 세종시 등 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인기지역 물량이 적지 않게 들어 있다.

 특히 대구에서 나오는 아파트 물량이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726만9000㎡ 규모의 대구테크노폴리스에 59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테크노폴리스는 연구·산업 시설과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어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는 곳이다.

우미건설은 이달 대구테크노폴리스 A16블록에 827가구 규모의 대구테크노폴리스 우미린 아파트를 선보인다. 초등·중학교 예정부지가 단지 맞은편에 있고 상업·업무 시설이 가까운 편이다. 우미건설 이춘석 팀장은 “신용평가 A등급을 받은 데다 주택 품질도 우수한 단지”라며 “테크노폴리스에서 입지가 가장 좋고 남향위주 4베이 구조로 설계돼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물량도 많다. 대전에서는 경남기업이 유성구 문지동에 공급하는 대전문지지구 경남아너스빌이 주목된다. 문지지구가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는 국책연구기관과 대기업 연구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관련 종사자만 6만여 명에 달한다. 충북 청원군 오창2산업단지에서 모아종합건설·대성건설 등이 분양에 나서고, 충남 복합신도시인 아산테크노밸리에서는 EG건설의 1013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지방 혁신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면서 주택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경북 김천, 경남 진주, 울산 등에서 분양 봇물이 터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김천혁신도시에서 비케이씨앤디가 860가구를 내놓고 진주혁신도시와 울산 우정혁신도시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KCC건설이 각각 803가구, 428가구를 분양한다. 세종시에서는 EG건설·모아종합건설 등 민간업체가 3개 단지에서 30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충남도청 이전 소재지인 내포신도시에서도 경남기업과 중흥건설이 분양 물량을 선보인다.

기업도시·혁신도시에 짓는 아파트를 청약할 때는 사전에 기업과 기관 이주 계획·일정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주 계획이 변경돼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도심과의 접근성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 정연식 상무는 “과거 예를 보면 새 단지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청약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며 “교통편이 많고 직장과 도심이 가까운 직주근접 단지가 수요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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