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 빌딩 26층에 불|너무 높아 진화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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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일 상오 5시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삼일로 빌딩이(서울 종로구 관철동10·건물주 김두식) 26층에서 불이나 내부 건물 3백20명을 모두 태우고 1시간반 만인 6시30분쯤 진화됐다. 이날 불이 나자 20여대의 소방차가 긴급출동 했으나 화재현장이 지상에서 80여m나 높아 소화전이 연결되지 못한데다 엘리베이터가 20층 밖에 가동되지 않아 고층화재 진화에 무력함을 드러냈다.
건물 후문 경비원 박병길씨(40)에 따르면 이날 상오 5시쯤 건물 상층에서 갑자기「펑·펑」유리가 터지는 소리가 나 26층으로 올라가려 했으나 이미 연기가 꽉 차고 깨진 유리등이 튀어 내려 접근 할 수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지하 2층, 지상 31층의 삼일로 빌딩은 지난 6윌8일 완공, 18층까지는 외환은행 본점에서 쓰고 20층부터는 입주자를 기다리며 내부시설을 공사 중인데 불이 난 26층은 현재 김진억 변호사 사무실, 미국인 회사인 라이브랜드 공인회계 사무실 등이 내부를 시설 중이었다.
경찰은 현장 검증에서 라이브랜드에서 사용하는 3개의 사무실 중 가운데 방에서 타다 남은 석유 곤로 1개 등을 발견하고 이날 내부 공사를 한 한국 가구회사 종업원들과 건물경비를 맡은 삼미사 종업원들을 중심으로 화재원인을 조사중에 있다.
그러나 라이브랜드의 경리를 보는 조남우씨 (48)는 31일 밤 10시쯤 사무실 안에 화기가 없음을 확인하고 한국가구회사 종업원들과 같이 문을 잠그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날 망루에서 화재를 발견한 중부 소방서는 펌프차 8대, 50m자리 고가 사다리차 1대를 비롯, 20여대의 소방차를 동원했으나 사다리 차의 높이가 화재현장에 미치지 못했고 내부소화전의 연결이 늦어 쉽게 잡지 못했다.
한편 이 빌딩에 세 들어 있는 외환은행 본점(1층에서 18층까지)은 아무런 피해가 업이 정상 집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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