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에 밀리는 임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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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업체가 도산하는 경우 근로자의 임금을 일반채권으로부터 지켜줄 법률규정이 미흡하여 이로 인해 파산한 기업체의 근로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자주 생겨나고 있다.
산은부채 2억7천만 원 때문에 문을 닫은 삼공농기(대표 편시석·서울영등포)의 경우 산은부채에 대한 담보로 저당권이 설정됐던 대부분의 회사자산은 지난 6월14일 법원에 의해 경매 처분되어 2백50여 근로자는 체불임금수당 및 퇴직금 1천5백여 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 파산, 한일은행으로 넘어간 삼원농산(대표 지선근·충남부여)의 경우도 지씨가 행방불명이 되어 1백50여명의 근로자가 체불임금 등 6백80여 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62년에 고정된 상법 제4백68조는『고용관계로 인한 채권이 있는 자는 회사의 총재산에 대하여 우선 판 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채권이나 저당권에 우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자산이 저당권으로 설정되어 있거나 사채를 쓰고 있는 현재의 기업실정으로는 파산시 사실상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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