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군·군 원 절충 계속키로|박-애그뉴 회담 25∼26일 세 차례 8시간 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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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과「애그뉴」부통령은 25일의 7시간 반 동안의 회담에 이어 26일 상오 청와대에서 약 1시간동안 다시 회담하고 그 동안 한미양측이 제시한 문제점들에 관해 마지막 절충을 벌였다. 회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회담이 끝난 뒤 강상욱 청와대 대변인은『한국안보문제에 관한 양국간의 토의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이제까지 한국 측은 국군현대화를 위한 선 보장을 내세웠고 미국 측은 선 감축을 주장, 평행선을 걸어왔으나 이번 회담을 통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주한 미군감축과 국군현대화를 위한 양국 대표자회담은 이미 진행되어온 고위군사 실무자회담을 통해 협의키로 했으나 여기에서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을 경우 외교「채늘」이나 정치 절충을 통한 협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그뉴」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문제에 관해 한국정부를 설득시키려는 당초의 방한목적을 달성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한국이 요구해 온 장비현대화의 선 보장 문제를 감축문제와 「동시에」협의토록 한 것은 양국의 현안협의에 새 국면을 가져올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애그뉴」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이행을 성실하게 다짐했으며 한국군현대화에 관한 성의 있는 제안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은「동시협의」를 양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애그뉴」회담을 통해 양측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솔직한 의견개진을 했지만 한반도에 있어서의 긴장 도에 대한 의견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회담에서 양국은 한국군현대화문제에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는 못했으나 미국 측이 요구한 선 감축을 한국이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예정보다 훨씬 길어진 일련의 박-「애그뉴」회담은 미군감축에 선행될 대한특별 군 원의 규모가 논의의 초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전선 시찰>
「애그뉴」미국 부통령은 26일 상오 서부전선 한국군 ○○사단과 미제2사단을 시찰, 한국군의 태권도시범과 북괴무장공비로부터 노획한 간첩장비를 살펴봤다.
「애그뉴」부통령의 전방시찰에는 정래혁 국방부장관·서종철 육군참모총장·한신 1군사령관 등 한국군수뇌와「존·H·미켈리스」주한「유엔」군사령관·「스미드」합동참모총장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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