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 우파울라의 환경을 향한 큰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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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과 악어는 우파울라의 대다수 수로에서 발견되는 파충류 가운데 하나다.
남부의 이 작은 마을은 친환경적인 도시가 되기를 열광적으로 원하고 있다.

비록 인구 1만4천여명의 이 도시가 높은 실업률과 많은 빈곤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파울라의 시민들은 지역의 경제 회생과 자연과의 조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시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하기 바라고 있다.

'우파울라 2020' 전략 계획의 일환으로, 학교 관련 이슈에서 시 고위층의 관심 사항인 경제 개발에 이르기까지 시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게 된다.

약 2백명의 사람들은 계획안이 시의회에 제출된 10월 10일 우파울라-바버 카운티 상공회의소를 가득 메웠다. 이 상공회의소는 새로 개장한 건물로 전에 열차역이 있던 곳이다. 노소 흑백 대표단(Young and Old. Black and white.)은 기획안을 만들기 위해 17개월간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1천명 이상의 지역 주민을 대표하고 있다. 이 기획안은 교회나 이발소에서 제기된 공식 서면 조사에서 가감없는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계획의 대부분은 이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도시는 최근 미국에서 최초로 어드본 인터내셔널(Audubon International)로부터 '어드본 협력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됐다. 어드본 인터내셔널은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 정부, 그리고 환경보호론자들을 한데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국립 자연 보호 협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우파울라의 시민 루 시몬스는 새로운 계획에 관해 "새 계획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이는 오래전부터 있어야 했던 일이다"라며 "우리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각기 자신의 주장을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면하게 될 난제들

시민들이 우파울라시 상공회의소를 가득 메운 가운데 시 당국이 전략적 성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이 잭슨 시장은 최초의 공식적인 '어드본 협력 자연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것이 난제들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어떤 도시도 우파울라시가 본 받을 만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다.

3개월 마다 열리는 회의가 새로운 계획의 진척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그러나 잭슨 시장은 이미 엄청난 이익이 창출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시민들이 이전에 실천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시의 모든 구성원들이 원하는 방향의 도시를 건립하는데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진행된 후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고 덧붙였다.

환경 파괴 없이 유지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자는 생각은 한 골프장에서 출발했다. 몇 해전 우파울라의 골프장 가운데 한 곳이 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살충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서식지를 보호해 어드본 인터내셔널로부터 특별 사업장으로 지정받았다. 1992년 이후 3백개 이상의 골프장이 어드본 인터내셔널로부터 이와 같은 특별 인증을 받았다.

'우파울라 2020'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네일 야르브르흐는 도시 전체가 비슷한 환경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 시의 관료들은 그의 이런 생각에 동조했다. 야르브르흐는 시 조경사가 되었고, 시의회 사무총장 모 에르킨스와 함께 2020 프로젝트의 공동 의장이 되었다.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은 물 보호

우파울라시의 중심가는 젼형적인 소규모 마을의 모습이다.
우파울라 호수와 채터후치강을 따라 수마일에 걸쳐 흐르고 있는 강변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적 요인이다. 이 두 강으로 인해 우파울라는 이미 배스 낚시의 천국이 되었다.

야생 생물학자인 론 도슨 오드번 의장은 1만1천 에이커에 달하는 우파울라 국립 야생 동물 보호구역이 청정 산업인 관광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슴에서 스리소니, 코요테와 여우에 이르는 약 40여 종의 포유류와 함께 거의 3백 종에 달하는 새들이 일년 중 일부를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도슨 의장은 어떻게 하면 지역에 깨끗하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지속될 수 있는 일자리를 가져올 수 있을 지에 관해 시민들이 좀더 기업가적인 방식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관광업이 휴양, 자연, 역사, 그리고 흑인의 유산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앨라배마주의 온화한 날씨는 퇴직자들, 그 가운데 골프나 낚시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활력적인 사람들에게 특히 적합한 명소가 될 수 있다.

변화의 시점에 직면한 우파울라시

시의 지도자들은 환경적 인식이 우파울라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 측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비록 우파울라시에는 목화 산업 전성기 시대부터 있었던 남북 전쟁 전(前) 시대의 맨션들이 아직도 남아 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황폐화된 주거 환경에서 살고 있다. 남부의 오래전 풍습 중 일부 잔재들, 예를 들면 백인만 출입 가능한 클럽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변화의 시점에 직면하게 될 경우, 정부가 개입하기 전에 시민들이 먼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우파울라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2020 프로젝트 조직위는 말한다.

오번 대학 인근에 소재한 경제 개발 재단의 조 섬너스 이사장은 우파울라시가 계획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우파울라시를 진보를 위해 준비된 도시라고 명명했다.

섬너스 이사장은 "만약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모른다면, 아무 길이나 당신의 목적지에 이르는 길이 될 것"이라며 "우파울라시는 그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 알고 있는 지역 공동체"라고 말했다.

EUFAULA, Alabama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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