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 시민「아파트」에 불청객|약 행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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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민 아파트의 생활 환경 조성 책을 강력히 펴냈다던 서울시가 동대문구 창신동 낙산 시민 아파트의 유일한 공터이자 어린이 놀이터에 약 행상이 천막을 치고 1주일이 넘도록 마이크를 통해 약 선전을 하고 있으나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다.
이 약 행상들은 지난 22일부터 「국산품 선전반」이란 간판을 걸고 1백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포장을 치고 각종 약품과 생필품을 파느라고 매일 상오 11시부터 밤늦게까지 고성용 마이크로 노래와 쇼를 벌이면서 상품 선전을 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낙산 지구 13개 동 3만여 주민들은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난잡한 만담 등으로 어린이 교육에도 커다란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
13통 강모씨 (30) 는 『어린이들이 방학을 맞았으나 놀 곳이 없어 약품 선전장에 몰리기 일쑤이고 나쁜 말과 장면을 보이게 되어 큰 골치』라면서 이의 중지를 동대문 구청과 관할 덕산 파출소에 여러 차례 진정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않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요즘에는 낙산 아파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어린이들이 모여드는가 하면 각종 행상·불량배들까지 들끓게 되어 아파트 통로까지 메우다시피 하고 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며칠 전부터 약 행상들에게 자진 철거를 요구했으나 『허가는 받지 않았으나 자연 집회이니 물러갈 수 없다』고 주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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