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새바람「그룹·사운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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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우리 가요계에는 「솔」「사이키델릭·사운드」등 「뉴·로크」 계열의 음악을 부르고 또 연주하는 「그룹·사운드」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현재 일반 무대와 8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룹·사운드」와 그리고 각 대학에 조직돼 있는 「팀」을 합하면 모두 1백여 「팀」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제 2회 「그룹·사운즈·콘테스트」를 계기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보컬·그룹」과 구별되는 「그룹·사운드」는 「보컬」식으로 노래도 부르고 소위 「일레키」라고 부르는 「일렉트릭·기타」와 전자 「오르간」등 전자악기를 연주한다.
대개 4, 5인조로 구성된 「그룹·사운드」의 악기구성은 「퍼스트·기타」 「세컨드·기타」 「베이스·기타」 전자「오르간」 등이고 여기에다 「플룻」을 더하거나 「오르간」 「베이스·기타」등을 빼기도 한다.
작년의 「솔」 「사이키델릭·사운드」의 「붐」에 힙입어 갑자기 늘어난 「그룹·사운즈」는 수년동안 우리나라 가요를 지배해온 느릿하고 퇴폐적인 「뽕짝」조에 싫증을 느낀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요즘에는 대중 가요에도「뉴·로크」계열의 「그룹·사운즈」가 오히려 「봉짝」조보다 더 강세를 보여 주고 있는데 「히·식스」의 『초원』, 「키·보이스」의 『해변으로가요』, 신중현의 『봄비』 등이 「히트」 하고 있다.
아직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서울 시내 각 「살롱」과 「고고·클럽」, 8군 무대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룹·사운즈」는 「키·보이즈」 「히·식스」 「드리프터즈」 「라스트·찬스」 「굿·타임스」 「셧·건즈」 「데블즈」 「더·비스」 「레이드·버드」 「체인·갱즈」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많은 「그룹·사운즈」가 활약하고 있고 특히 대학생들은 몇몇이 모여 「팀」을 조직, 「사이키델릭·사운드」에 열광, 젊음을 발산해내고 있다. 종래의 「팝·송」은 부담없이 들을 수 있고 「멜러디」나 「리듬」이 규칙적인데 반해 환각음악이라고 불리는 「사이키델릭·사운드」는 이상한 「바이브레이션」으로 LSD를 먹지 않고도 환각적인 효과를 낸다. 인도 음악에 영향을 받은 동양적인 음악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사이키델릭·사운드」는 수년 전 미국에서 「제퍼슨·에어플레인」에 의해 처음 시도됐다.
그 후 우리나라에는 「도어스」의 『화이트·룸』, 「아이언·버터플라이」의 『이나가다·다비다』등이 소개되면서 작년에 작곡가 신중현씨에 의해 시도돼, 「리듬·앤드·블루스」등 흑인 「팝·송」이 발전한 「솔」과 함께 백인의 고뇌를 담은 「사이키델릭·사운드」가 「붐」을 일으켰었다.
몇 년 전부터 「비틀즈」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비틀즈」류의 「그룹·사운즈」가 몇몇 생겼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가 작년부터의 「뉴·로크」 「붐」으로 부쩍 늘어났다.
더욱 작년의 제 1회 「그룹·사운즈·콘테스트」를 계기로 「키·보이스」 「히·파이브」(지금은 한 명이 늘어 「히·식스」) 등의 「그룹·사운즈」들이 일반 무대에 정착하면서부터 「라디오」·TV 등 전파를 타고 차츰 대중에 파고들어 「붐」을 이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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