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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브의 회상|오탁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나무에 꽃이 피어 나무도 꽃이 된다.
나의 언행은 지금 동결되어
늑대의 가죽을 허리에 매었다.
너의 선생은 한 그루 소재가 되어
저승의 숲 속에 피어 있었다.
흰 이빨을 드러내고 너는 웃으며
저승의 숲으로 뛰어가
귀신이 서린 꽃나무를 훔쳐내어
현금이 넉넉한 재벌이 되어 뽐낸다.
내 이미지의 유통은 막히어
수많은 재능의 방은 있어도
매매가 되지 않았다.
현금이 없는 나는
반 고호 너의 쩔렁이는 지갑 앞에
꼼짝없이 무릎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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