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타게된 유 당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고속도로 개통 경축의 물결은 서울의 정가에까지 미쳤다.
공화당 소속의원들 거의 전부가 개통식에 참석하느라 국회 상임 위원회는 모두 하루를 쉬었고, 장관들도 박 대통령을 수행해서 7일의 정례 국무회의는 하루 늦추어졌다.
송한철 공화당 임시 대변인은 며칠을 궁리한 끝에 『우리 국력의 경이적 성장의 증명이며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한 전국민의 단결의 과시』라는 담화를 냈고 이만섭 부총무는 『이날을 공휴일로 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고 -.
그러나 이런 경축 무드와는 대조적으로 유진산 대표를 비롯한 30여명의 신민당 의원들은 예정대로 텅빈 국회 본회의장에 나가 무료하게 자리를 지켰다. 김수한 대변인은 『고속도로가 그토록 시급했는지 의문』이라면서『당면한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발전에 비추어 투자순위가 전도된 것」이라는 성명을 대놓고.
공화당이 6일부터 단독으로 상임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법사위 등 한 두개 상위를 빼고는 거의가 형식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6일 하오 재경·보사위는 위원회 운영 문제만 다뤘고 농림·상공위 등에서는 l건의 법안을 올려놓고 잠시 회의를 하다가 야당 의원의 출석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6일 몇 개 상위에서의 진풍경을 보면-.
△재경위=신민당의 김재광 의원이 당 방침과는 달리 위원회에 나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이 출석할 때까지 의안 심의를 보류해 달라』했고.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상공위=위원장이「비철금속 제연 법안」에 대한 정책 질의를 선포했으나 아무도 질문에 나서지 않았다.
△보사위=성원을 채우느라 모처럼 윤치영 공황당 의장 서리·윤치영 사무 총장 등이 참석했으나 위원회 운영 대책을 간부들에게 맡기고 10여분만에 산회.
유진산 신민당 당수가 67년형「캐딜락」으로 자동차를 바꾸었다.
유 당수는 1년전만 해도 「지프」를 타고 다니다가 당 간부들의 주선으로 「코티나」를 장만했던 것인데 얼마 전에 광산업을 하는 3남 동열씨가 조그만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고를 내서 부상을 하고는 『위험을 덜고, 또 당수의 체면을 위해』부친에게 대형 고급 차를 제공했다는 것.
신민당에는 「크라이슬러」(김세영 의원), 「벤츠」(정해영 총무),「램블러」(이제형 의원)등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간부들도 더러 있어 그 동안에 당수의 승용차를 승급시키도록 권해온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는 당내에서 제일 좋은 차를 타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